"이런 일 당하려고 우크라이나 도왔나"…日 발칵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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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초기부터 지원해 온 일본우크라이나 정부가 감사 인사를 전하는 영상에서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자 일본 내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감사 인사 영상에 명단 빠져
러시아 비판 영상 파문과 맞물려
25일(현지시간)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교부 공식 트위터에 "어려운 시기에 지원해 준 파트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해당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여성이 포탄으로 무너진 벽 외부를 바라보며 화분에 물을 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오른쪽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31개국 명단이 줄줄이 소개됐다. 명단에는 미국, 호주, 독일, 영국, 프랑스, 폴란드, 터키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지원해 온 한국을 비롯해 일본·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명단에서 제외됐다.이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일본인들은 분노했다. 분쟁 지역 피란 수용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정부 전용기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이송하고 생활비 등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우크라이나를 돕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일을 당하려고 우크라이나를 도운 게 아니다", "분노를 참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본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SNS에 올린 러시아 비판 영상 파문과 맞물렸기 때문이다.당시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SNS에 러시아 비판 영상을 게재하며 파시즘(전체주의)을 상징하는 인물로 독일의 히틀러 총통, 이탈리아 무솔리니 수상과 함께 일본 쇼와 일왕(천황) 사진을 올렸다가 일본 측 항의를 받고 뒤늦게 삭제했다.
당시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 외무성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공식 항의했고 문제의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호적인 일본 국민들을 화나게 할 생각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한편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에 대해 90일 단기 체류를 인정한 뒤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취업이 가능하고 1년 동안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아울러 일본 체류 기간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급하고 일본어 및 직업 교육도 지원하기로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