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리는 美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10여곳 출격 대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은 미국 애브비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다. 작년 207억달러(약 2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만 173억달러(약 21조원)가 팔렸다. 블록버스터보다 한 차원 높은 ‘초대형(mega)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불린다.

휴미라가 10년 가까이 세계 판매 1위 타이틀을 쥘 수 있었던 건 강력한 특허 전략으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출시를 최대한 늦춰왔기 때문이다. 그런 휴미라 특허가 내년 미국에서 풀린다. 글로벌 제약사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도 21조원 규모 미국 휴미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셀트리온은 27일 애브비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유플라이마‘ 미국 내 특허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합의로 셀트리온은 내년 7월 미국에 유플라이마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특허 합의에 대비해 2020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유플라이마 허가 신청을 해놨다. 이미 특허가 끝난 유럽에서는 유플라이마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인 차별화 요소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애브비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와 특허 합의를 해준 건 셀트리온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20년 일찌감치 합의를 했다.2018년 10월부터 유럽에서 ’임랄디‘라는 이름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내년 7월 미국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제품명은 ‘하드리마’다.

가장 먼저 미국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 곳은 암젠이다. 내년 1월 제품명 ‘암제비타’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베링거인겔하임(제품명 실테조), 코헤러스(CHS-1420), 비아트리스(훌리오), 알보텍(AVT02)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및 셀트리온과 같은 내년 7월 출격을 앞두고 있다. 화이자(아브릴라다), 프레제니우스카비(아이다시오), 산도즈(하이리모즈)도 줄줄이 내년에 출시한다.최소 10개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내년 미국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다.

이들 중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와 교차처방(interchaneability) 승인을 FDA로부터 받았다. 교차처방 승인을 받으면 의사 개입 없이 약사 판단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놓칠 수 없다”며 “제형 차별화와 현지 마케팅 능력 등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