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에 침체 우려 커지자…시진핑 "인프라 투자 늘려라"

부양책으로 대규모 투자 주문
예산은 빠듯…1분기 34% 소진

상하이 이어 베이징까지 발묶여
올 성장률 5.5% 달성 어려울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프라 투자 확대를 다시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하자 전통적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7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는 전날 시 주석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전면적인 인프라 건설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새로운 인프라 건설을 가속하는 한편 기존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중앙재경위는 중국 공산당의 부문별 최고위원회 중 하나로 시 주석이 직접 책임자인 조장을 맡고 있다.시 주석은 회의에서 “인프라는 경제·사회 발전의 중요한 버팀목”이라며 인프라 건설 강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에도 경기 부양을 위해 고속철도, 데이터센터 등 ‘신인프라’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항만, 공항, 도시철도, 스마트 전력망,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지, 송유관·가스관, 수리 시설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인프라 시설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명시적 언급은 없었지만, 최고 지도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경제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이에 대응한 봉쇄 등 통제가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에선 전날 역대 두 번째로 많은 34명의 감염자가 추가됐다. 베이징에서 출입이 제한되는 중·고위험 지역은 이날 기준 14곳으로 전날보다 7곳 늘었다.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민생 안정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인프라 투자에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민간 자본의 역할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올해 인프라 투자 목적의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쿼터를 작년과 같은 3조6500억위안 배정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이미 1분기에 34%를 소진한 상태다.

재경위는 “정부와 시장, 중앙과 지방, 국유자본과 민간자본이 여러 방면에서 인프라를 건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와 민간자본의 합작 모델을 발전시켜 더 많은 민간자본이 공공 인프라 투자·운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은 최근 빅테크를 비롯한 민간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요구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가 지난 1월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첨단 기술 분야 진출을 권유하자 알리바바는 중국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CXMT)에 1조원대 자금을 투자하면서 정부의 요구에 화답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