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 소재 주도…ESG로 매력 ‘업’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양극재·음극재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으며, 연구개발로 차세대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리튬, 니켈 등 원재료에 대한 공급망을 ESG 중심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경ESG] ESG 핫 종목 -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광양 양극재 공장. 사진=포스코케미칼 제공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는 2차전지는 4가지 소재가 핵심이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포스코케미칼은 이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한다. 전 세계적에서 높은 품질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투자 대상으로 꼽히는 이유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안정적 원재료 수급 능력, 막대한 투자를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는 재무 안정성은 포스코케미칼의 차별화된 매력이다. 일찌감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으로 한 경영전략이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중장기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양극재·음극재 핵심 기업

포스코케미칼은 5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회사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용광로 벽 등으로 쓰이는 내화벽돌을 생산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대. 신사업이 필요했다. 2007년 들어 생석회 시장에 뛰어들었고, 성공했다.하지만 신성장동력이 필요했다. 2010년 2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를 인수했다. 포스코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들이 세운 카보닉스라는 업체다.

2012년에는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광그룹 계열사인 휘닉스 소재와 합작법인(JV)을 만들었다. 2015년 LMO(리튬망간산화물) 양극재 양산에 성공했다. 2년 뒤인 2017년에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출하했다. 신사업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주가가 이를 보여줬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약 5년간 주가는 9배 가까이 뛰었다.

2차전지주 중에서도 가장 먼저 주가가 오른 기업으로 꼽힌다. 2010년 10월 말 6만8000원대였던 주가는 이듬해 2월 18만원 중반대까지 올랐다. 양극재·음극재 동시 생산이라는 프리미엄과 증설에 대한 기대감이 바탕이었다.
다시 커지는 실적 기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뒤 투자 확대와 안정적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양극재가 높은 성장성을 확인시켰다. 양극재 매출액이 272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약 2000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전기차 덕이었다.포스코케미칼은 증설 계획도 더 높게 잡았다.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4만5000톤에서 2023년 15만5000톤, 2025년 27만5000톤, 2030년 61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포스코케미칼은 발표했다. 2030년 기존 전망치인 41만5000톤 대비 50% 가까이 상향 조정된 목표다.

음극재 생산능력도 지난해 6만9000톤에서 2025년 15만 톤, 2030년 32만 톤으로 급격히 늘릴 계획이다. 기존 목표는 2030년 25만8000톤이었다. 공격적인 증설 자신감의 배경에는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원료 투자 의지가 깔려 있다. 포스코스룹은 2030년 리튬 30만 톤, 니켈 22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양극재 수요는 여전히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와 음극재의 중장기 증설 계획도 상향 조정한 것도 공급자 우위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생산능력만 늘리는 것도 아니다. 포스코케미칼의 강점 중 하나는 뛰어난 연구개발 능력이다. 차세대 양극재나 음극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5년까지 현재 가격이 비싸다고 우려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대체할 코발트 프리 양극재 또는 망간리치 양극재를 개발,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음극재 분야에서도 고밀도 전극 고용량 천연흑연 음극재나 급속 충전 성능을 향상한 인조흑연 등이 2024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2025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시대까지 준비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연구개발 청사진이다.

ESG 분야에서도 포스코케미칼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 ESG 경영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나 사회적책임을 위한 활동 등은 기본이다. 소재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환경 분야에서 높은 ESG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2차전지 소재주와 차별화된 경영 방침이다.

예를 들어 2차전지는 니켈, 리튬, 코발트 광물 원재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광물을 둘러싼 환경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2차전지 소재사 중 처음으로 책임광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책임광물은 글로벌 협의체 RMI가 공식 인증한 광산·원료 기업이 생산한 광물이다. 분쟁, 아동노동, 인권 유린 등 사회적 문제가 일어난 지역에서 생산한 원료는 쓰지 않는다.

포스코케미칼은 관리 대상을 리튬, 니켈, 망간, 흑연 등 2차전지 주요 소재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ESG 경영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자체를 ESG 중심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포스코케미칼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2020년, 2021년 2년 연속 ESG A등급을 받았다.
호실적 전망에 주가 상승 여력 충분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4월 한 달간 15% 가까이 올랐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주가를 발목 잡은 주원인은 높은 밸류에이션이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9배다. 6개월 전에는 72배에 달했다. 에코프로비엠(53배), 엘앤에프(56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2차전지 소재주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은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다. 실적 전망치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11.7% 늘어난 1360억원이다. 성장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72.0% 늘어난 2339억원이다. 12개월 선행 PER도 40배대로 급격히 낮아진다.현재 높은 밸류에이션은 증설 투자 시기와 실제 이익 발생 시기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착시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목표주가 평균인 17만2000원이 내년 실적 전망치를 주가에 반영할 하반기에는 추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