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70원대 돌파…코로나 충격 후 2년1개월만에 최고(종합2보)

연준 긴축·엔저에 원/달러 환율 7.3원 오른 1,272.5원에 마감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며 28일 달러당 1,270원 선을 넘어섰다. 미국의 강한 긴축 통화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당 1,280원대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3원 오른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종가 기준)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이후 6거래일 동안 달러당 1,230원대에서 1,270원대로 뛰어오르며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0.2원 내린 1,265.0원에 출발해 장중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이날 개장 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주 들어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빠르다면서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게 장 초반 상승 압력을 억눌렀다. 다만 러시아가 유럽 일부 국가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따라 유로화가 약세를 보여 달러화가 강세 압력을 지속했다.

간밤 러시아 국영가스업체인 가즈프롬은 폴란드와 불가리아가 러시아 루블화로 대금을 결제하지 않았다면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다.

전날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은 약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는데, 시장은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10년 만기 국채 무제한 매입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하면서 달러화에 견준 엔화 환율이 20년 만에 최고치인 130.27엔까지 오른 게 원화에 동반 약세 압력을 가했다.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달러화 강세에 기본적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를 기반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국면이다 보니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80원대를 넘어 달러당 1,300원 선까지 튀어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서 기술적 매매는 50원 단위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1,250원 선이 뚫린 만큼 1,300원 선까지는 상단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8.13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88.63원)에서 10.5원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