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女직원 150명' 리스트 만든 성남시청 공무원 2명 '집유'

경기 성남시청 소속 미혼 여직원들의 신상정보를 문건으로 작성한 공무원 2명이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성남시청 소속 미혼 여직원들의 신상정보를 문건으로 작성한 공무원 2명이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단독(임혜원 판사)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남시 공무원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2019년 시 인사팀에서 근무한 A씨는 다른 부서 상관 B씨의 지시로 시 소속 30대 미혼 여직원 150여명의 사진과 나이, 소속, 직급 등 신상 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어 당시 시장 비서관 C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에게 이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고, 문건을 받은 C씨가 2021년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당시 C씨는 "A씨가 인사 시스템을 보고 작성한 성남시청 31~37세 미혼 여직원의 신상 문서를 전달받았다"면서 "시 권력의 핵심 부서인 시장 비서실 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미혼인 저에 대한 접대성 아부 문서였다"고 주장했다.경찰 수사 결과 공익 신고 내용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비서관이 총각이고 해서 선의로 만들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업무상 지위를 남용해 공무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