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음식 못 버리잖아?"…'신종 배달 거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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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신종 꼼수'에 당황한 자영업자가 음식 포장 주문 후 이를 취소한 뒤 공짜 배달을 요구하는 '꼼수'를 겪었다고 하소연했다.
"포장 주문 후 배달해달라더라"
"음식 못 버린다며 공짜 배달 요구"
최근 자영업자 A 씨는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종 배달 거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은 사연을 공개했다.A 씨는 배달 앱으로 포장 주문을 요청한 주문서 사진과 함께 "조금 전 포장 주문이 들어왔는데, 10분 정도 지나서 '잘못 주문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음식을 주문한 손님은 "배달인데, 포장으로 잘못 주문했다. 이미 조리 중인 건 죄송한데, 취소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그럼 주문 취소할 테니 배달로 다시 주문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손님은 "그건 (배달비) 3000원이 더 비싸서 싫다"고 거절했다. 이어 손님은 "이미 조리하기 시작했으니 못 버릴 테니까 그냥 보내달라"고 했다.황당한 요구에 A 씨는 해당 주문을 취소해버렸다고 한다. 이미 조리 중인 음식을 버리는 것보다는 배달비를 손해 보더라도 파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자영업자의 입장을 악용한 꼼수라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전 11시~오후 2시에 주문하면 취소해도 다른 손님에게 팔 수 있을 테니 '피크타임'이 지나고 주문한 것 같다"며 "내가 아까워서 공짜로 배달해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A 씨의 글에는 "3000원이 아까워서 그러나" 등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네티즌들의 경험담이 이어지기도 했다.자영업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배달이 안 온다며 항의하는 손님이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포장 주문이었다"며 "손님은 분명히 배달로 주문했다며 빨리 가져다 달라길래 억울하지만 직접 배달해줬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포장 할인까지 받은 손님이 그런 적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배달비 상승에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포장 주문 수요 역시 늘어났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배달의민족을 통해 포장 주문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의 비중은 약 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같은 해 1월(3%) 대비 약 6배 많아진 셈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