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학저술상에 김완진 명예교수 '향가해독법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정…"향가 해독하는 새로운 방법 제시"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제3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으로 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향가해독법연구'(鄕歌解讀法硏究)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이 1980년 펴낸 책은 고대에 발달한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향가를 분석한 국어국문학 학술서로, 여러 차례 개정판이 나왔다.

엄격하고 과학적인 언어 기준을 제시하고, '도이장가'(悼二將歌)를 비롯한 향가 26수의 원전을 철저하게 비판해 향가를 해독하는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중연은 '향가해독법연구'가 국문학자 양주동이 1942년 향가 25수를 처음 해독한 이후 축적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향가를 체계적으로 해석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대어의 음운과 통사에 관한 새로운 인식은 국어사 연구의 큰 수확"이라며 "학자로서 책임감과 학문적 열정은 현재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고도 했다.

한국학저술상 선정위원회는 김 교수의 학문적 업적과 중요성, 학계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뽑았다.

위원장은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책의 자서(自序)에서 "향가 해독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며 "우리가 부단한 정진을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해독의 본의(本義)에 맞고 어지간히 만족할 만한 성과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50년의 세월은 필요하리라고 어림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가의 해독이란 제약된 여건하에서의 어려운 작업이요, 무수한 절망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하면서도 "인간이 남긴 것은 인간이 풀 수 있다는 집념과 민족의 고전을 자기 힘으로 재현시킨다는 자긍이 작으나마 지금의 결실을 가져왔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국어학 연구자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인 김 교수는 국어국문학회, 국어학회, 한국언어학회 회장을 지냈다. '향가와 고려가요', '음운과 문자' 같은 책도 썼다.

한국학저술상은 한중연과 인사동 고서점 '통문관' 창업주인 산기(山氣) 이겸로의 뜻을 기려 설립한 산기재단이 우수 한국학 도서 발굴과 학계 연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제정했다.

역대 수상작은 고(故) 김용섭 연세대 명예교수의 글을 모은 '김용섭 저작집 1∼9'와 고 김두종 서울대 명예교수 저작 '한국고인쇄기술사'다.

시상식은 다음 달 12일 경기도 성남 한중연 소강당에서 열린다. 한중연은 수상작을 구매해 도서관과 연구기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