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리카즈 "진짜 하락은 10월부터…믿을 건 에너지주"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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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국제경제 자문위원이자 통화제도 분석가인 제임스 리카즈는 올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장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폐 전쟁', '신 대공황' 등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제임스 리카즈는 한국경제TV의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하락세는 시작됐으나 본격적인 하락은 올 가을, 10월쯤이 될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리카즈는 그 근거로 "연준은 금리를 천천히 인상 중이며, 공급망도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며 "경제 제재도 파급을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 섹터 가운데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리카즈는 "소위 기술주 특수는 사라졌으며, 기술 기업들은 저금리에 의존한다. 고금리와 팬데믹 시대에 기술주는 악재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주가를 방어할 업종으로 에너지를 꼽았고, 구체적으로는 엑슨 모빌, 쉘, BP, 토탈, 쉐브론 등을 거론했다.
그는 "해결책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에너지"라며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주가가 급락했던 섹터라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카즈는 "다른 이들이 손실에 아무 것도 못 할 때 현금 보유자들은 할인가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며 다가올 대세 하락장에 대비해 포트폴리오의 30%까지 현금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아래는 제임스 리카즈와 나눈 특별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Q.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의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 연준 '빅스텝'은 이미 예측되고 있지만 그 대응이 적절하다고 보는가.
A.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 할까?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8%를 넘어섰다. 8.5% 수준이지만 8%라고 가정해보자. 현재 금리는 0.25%, 즉 25bp다. 연준이 5월에 0.5%인 50bp를 인상할 것이고, 6월에 다시 50pb를 인상할 예정이다. 6월 중순까지 금리는 1.25%로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8%다. 1.25%의 금리로 8%의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잡을 수 있겠는가. 금리를 4%까지 올려도 8%의 인플레이션은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얼마나 인상해야 할까? 정답은 10%다. 인플레이션이 8%이고 금리가 10%이면 실질 금리는 2%다. 실질 금리가 2%라면 인플레이션이 해결되겠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 2차 세계대전 혹은 그 이전을 통틀어 최악의 경기침체가 올 것이다. Q.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도 크다. 경기 침체에 대한 신호는 없는가? 세계 경제가 성장 둔화를 피할 방법은 없는지도 궁금하다.
A. 1960년대까지는 고성장에는 높은 인플레이션, 저상장에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함께 올 수 있다는 건 몰랐다. 그게 스테그플레이션으로, 현재 상황도 그런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애틀란타 연준 은행은 믿을 만한 GDP 예측치를 내놓았다. 현재 1분기 미국 성장 예측치는 1.3%다. 1분기는 이미 지났고 곧 수치가 발표될 텐데 예측치는 매우 정확하다. 성장률 1.3%는 거의 경기 침체나 다름 없다. 그나마 반영된 수치의 대부분은 전쟁 이전이다. 지금은 전쟁이 진행 중일뿐더러 제재 효과로 인해 2분기 성장은 더욱 미미할 것이다. 마이너스 성장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만큼의 금리 인상은 불가능하다. 어쩌면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오는 스테그플레이션을 겪을 지 모른다. 또한 저성장은 주식 시장에는 악재다.
Q. 스테그플레이션이 온다면 어떤 산업이 위기에 강할까? 주식으로 친다면 기술주에 투자해야 할까, 아니면 가치주가 좋을까.
A. 당시 미국 국채 수익률도 저조했고, 은행 금리도 낮았으므로, 기술주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10년물 채권 수익률도 3%에 육박하며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일부 배당주의 배당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대안이 나타났으며 고금리와 팬데믹 시대의 종결은 기술주에는 악재다. 관심을 가질 섹터로는 에너지를 들 수 있다. 엑슨 모빌, 쉘, BP, 토탈, 쉐브론 등이 있으며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었다. 기후 변화 주장은 과학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체 에너지의 도입은 가능하다. 그러나 풍력이나 태양광은 간헐적 에너지다. 에너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원활한 수급이 어렵다. 해결책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에너지다. 이들을 버리기란 불가능하며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다. 또한 주가가 급락했던 섹터라 흥미롭다.
Q. 금에 투자할 만 한가? 금을 매입하는 식으로 직접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나, 아니면 금 채광기업 관련 주식을 사는 게 낫나.
A. 금 채광 주식에 투자한다면 금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셈이다. 금값이 상승하면 채광 주식은 더 크게 오르고, 금값이 하락하면 채광 주식은 더 크게 하락한다. 금보다 변동성이 높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금 채광 기업을 볼 때는 아직 탐사 단계인지, 중소형 기업인지, 대형 기업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중소형 기업으로 자원 활용을 위한 자금 조달에 보통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베릭 골드, 뉴몬트, 아이엠골드 등 세계적으로 큰 기업이 이런 기업을 인수한다. 그럼 금뿐만 아니라 바이어 프리미엄이라는 추가 이익을 얻으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투자 역시 긍정적이다. 금의 달러 가격은 달러 강세와 반비례한다. 달러 약세에서는 금값이 올라가고 달러 강세에서는 금값이 내려간다. 직접 투자와 채광 주식에 10% 가량 배분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Q. 올해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다. 미국 증시에서 이들 기업의 상장 폐지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A. 중국 기업들에 상당히 회의적이다. 상장 폐지를 언급했는데 미국은 중국 기업들이 정보를 공개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상장 폐지 움직임은 중국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중국 기업은 시장이 아닌 공산당에 의해 주도된다는 걸 알 거다. 이들은 일부 기업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 텐센트, 알리바바, 앤트 등으로 다들 잘 아는 기업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이들이 뉴욕을 떠나 홍콩에 상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상장 폐지를 차치하더라도 중국 기업들의 전망은 극히 부정적이다. 세계 역사상 최악의 인구학적 붕괴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두 세대 안에 인구는 절반이 될 것이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생산성도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천연자원 역시 제한적이다. 인구학적이나 산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재정적, 질적 관점으로 봐서도 중국은 매우 장기적이고 급격한 쇠퇴를 겪을 것이다.
Q. 매수를 장려하는 월가 보고서가 나오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해 조정기가 길어지고 있다. 증시는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까.
A. 월가의 조언은 절대 따라서는 안 된다. 자신들만 생각하지 개인 투자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증시는 기술 분석가들이 '머리 어깨형'이라고 부르는 패턴을 막 완성했다. 한 번 솟았다가 그 다음 크게 오르고, 다시 반등했다가 결국 큰 하락으로 이어지는 형태다. 차트는 이미 머리 어깨형을 완성했다. 이제 고점과 저점이 점점 낮아지는 하락세가 어이질 것이다. 이런 추세는 약세장에서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 이상으로 위험하다. 공급망 혼란, 전쟁의 파급, 인류애적 위기, 운반비용 상승, 물류난, 고금라, 중국 봉쇄령 등 수많은 악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금리를 천천히 인상 중이며 공급망도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 경제 제재도 파급을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앞서 언급한 요인들은 주식에 큰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당장은 아니다. 본격적인 하락은 올가을 10월쯤이 될 것 같다.
Q. 끝으로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지정학적 위기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조언을 한다면.
A. 우선 첫째로는 투자 다각화다. 주식, 현금, 천연자원, 금, 부동산, 농지, 국채 등 다양한 곳에 투자하라. 만약 경제가 붕괴하면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이 올 거다. 이런 상황에도 준비해야 한다. 첫째가 다각화라면 둘째는 유동성이다. 평소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라. 30%까지도 좋다. 하락장에도 타격이 없고 저가 매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이 손실에 아무 것도 못할 때 현금 보유자들은 할인가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 이런 전략에 가장 뛰어난 사람은 바로 워런 버핏이다. 워런 버핏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 중이며 이 상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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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