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안보' 강화 나선 중국, 공인 종자업체 대폭 늘린다

식량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중국이 공인 종자기업 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는 현재 100곳인 공인 종자기업을 116곳 추가해 216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2013년 공인 종자사업을 시행한 이후 처음으로 대상 기업을 늘리는 것이다중국 정부는 공인 종자기업이 공급하는 식량 종자의 비율이 2025년까지 8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6~2020년의 평균 70%에서 10%포인트가량 올라가는 것이다.

리궈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농지를 확대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종자를 통해서 수확량을 늘려야 한다"며 "종자 기지를 확대하면 지역 기후와 토양에 맞는 다양한 작물을 더 많이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선 곡물(쌀·밀·옥수수)류와 콩류, 감자·고구마류 등 세 종류의 작물을 식량으로 통칭한다. 중국의 식량 소비에서 수입산 비중은 2020년 17%에서 지난해 19%로 올라갔다. '식량 자급'을 중점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자급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최근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으면서 글로벌 곡물 가격이 뛰고 있다. 중국 내에선 코로나19 통제로 겨울철에 도시에서 임시직 일자리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농가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종자와 비료, 제초제 물류가 막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은 주요 식량 가운데 연간 1억2000만t가량을 소비하는 대두(콩)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두 수입 1·2위 국가인 브라질과 미국이 대부분 미국 종자기업의 씨앗을 쓴다는 점에서 종자 국산화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 대형 국유기업인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은 2017년 스위스 농업기술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신젠타는 작물보호(제초제 등) 세계 1위, 종자 3위로 꼽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하이난 종자연구실을 시찰하면서 종자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두와 주요 작물의 종자 개발을 수년째 해왔지만 결과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