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 판매 호조에도…애플, 中 때문에 속앓이

실적 엇갈린 빅테크
주가는 둘 다 울었다

1분기 매출 972억弗…8.6% 증가
앱스토어 등 사상 최대 실적

"中 봉쇄령에 부품공장 중단
2분기 최대 80억弗 매출 타격"
4% 상승 마감 후 시간외 2%↓
애플이 아이폰13 판매 성과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올 2분기 최대 80억달러의 매출 감소를 예고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아이폰 공급망이 훼손된 영향이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반짝 상승했다가 하락 전환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올 1분기(자체 회계기준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972억7800만달러(약 123조3500억원), 순이익은 25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각각 8.6%, 5.8%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을 것이란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애플 실적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505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5%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인 1%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가 중국 시장 등에서 흥행에 성공한 결과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넘어온 소비자(스위처)가 늘어난 것도 매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형 아이폰 이용자의 신제품 구입 규모가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앱스토어, 애플TV+,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1분기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198억2100만달러로 집계됐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유료) 서비스 가입자 수는 8억2500만 명 이상으로 1년 전보다 1억6500만 명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맥의 매출은 104억4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14.7% 급증했다. 아이패드 매출만 76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쿡 CEO는 “(아이패드 사업은) 매우 심각한 공급망 제약을 겪었다”고 했다.

지역별로 남·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이 지역 매출은 505억7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20% 늘었다. 중국·홍콩·대만 지역 매출은 183억4000만달러로 3.5% 증가했다.실적 발표 전 애플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4.52% 상승한 163.64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는 요동쳤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에 2%가량 상승했지만 최종적으로는 2.22% 내렸다.

마에스트리 CFO의 발언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그는 “공급 제약으로 2분기에 40억~80억달러의 매출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격한 봉쇄 정책으로 최근 중국 내 협력업체의 부품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공급과 수요 모두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루프펀드에 따르면 애플 제품의 85%가 중국에서 조립된다. 애플 연간 매출의 약 20%는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애플은 2분기 실적 전망은 내놓지 않았다. 애플은 2020년 2월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가이던스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이날 주당 배당금을 0.23달러로 5% 올리고 9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