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4월 CPI 7.5% 상승 추정…또 역대 최고치

에너지가격 폭등 여파
6개월 연속 강한 오름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에 비해 7.5%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의 러시아 제재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결과다.

2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이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997년 소비자물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러시아 제재 여파로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소비자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4월 대비 38% 이상 뛴 것으로 추산됐다. 식품·주류·담배 등은 6.4%, 비에너지 공산품은 3.8%, 서비스 가격은 3.3%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관리 목표 기준치인 2%를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근원 CPI도 상승하는 추세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이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달 유로존의 근원 CPI 상승률은 3.5%로 지난 2월 2.7%와 지난달 2.9%에 비해 급상승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