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30] 교육감 선거 '진보 vs 보수' 진영대결 양상

진영 내 단일화 두고 갈등…공약·정책 대결은 안 보여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전 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수 지역에서 진영별 단일화를 두고 후보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공약·정책 대결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진영별로 학력 격차 문제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등의 주요 교육 현안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 선거 결과에 따라 각 교육청의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보수 진영 후보들은 지난 2년 코로나19 상황으로 학력 격차가 커지고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학력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는 자사고 폐지에 대해서는 보수 후보들은 반대, 진보 후보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 서울교육감 선거 보수 단일화 두고 내홍…경기는 진보진영 단일화 난항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 진영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현 교육감이 출마를 공식화했으며 2일께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진보 진영의 강신만·최보선 예비후보도 출마했다.

중도·보수 진영은 다수의 예비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힌데다 단일화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도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의회(교추협)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는 조전혁 예비후보가 선출됐다.교추협을 이탈한 조영달 예비후보와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박선영 후보 역시 출마를 선언했고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까지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이주호·박선영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재단일화'에 합의했으나 조전혁·조영달 예비후보는 재단일화에 미온적인 입장이라 중도·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진영에서 윤호상 전 서울서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복수의 진보 후보와 1명의 보수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진보 후보 단일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진보 후보 6명 가운데 박효진·이한복 예비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빠졌고 단일화 참여 의사를 밝힌 이종태·성기선·김거성·송주명 예비후보 등 4명을 대상으로 단일후보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중 이종태 전 원장이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며 성기선 전 원장 지지를 선언했으나 김거성 전 감사관과 송주명 교수 측이 "공정한 경선의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향후 단일화 절차가 원활히 이뤄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인천시교육감 후보는 보수 진영에서 단일화 추진 단체만 2개가 출범하며 한때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가까스로 보수 예비후보 4명 중 3명이 단일화 경선에 합의했다.

최근 치러진 단일화 경선에서는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가 1위를 차지하며 범보수 단일 후보가 됐다.

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나 단일화 협상에 불참한 허훈 전 하이텍고 교장은 독자 노선을 걷는다.

진보 진영에서는 도성훈 전 인천시교육감이 단일 후보로 나섰고 중도를 표방하는 서정호 전 인천시의원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는 4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는 하윤수 예비후보(전 한국교총 회장)가 3선에 도전하는 김석준 교육감을 '좌파 진보 교육감'이라고 규정하며 프레임 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김석준 교육감은 "하 후보는 굳이 따지자면 보수와 극보수 단일 후보"라면서 교육의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경남도교육감 선거는 '3선 도전'에 나선 진보 성향의 박종훈 전 교육감과 중도·보수 성향의 단일후보인 김상권 전 도 교육청 교육국장의 양자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교육감 선거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진보 성향의 김지철 현 교육감과 중도·보수 단일 후보로 선출된 이병학 전 충남도교육위원, 단일화 과정에서 빠져나와 독자 출마를 선언한 조영종 예비후보 등이 경쟁할 전망이다.

김영춘 공주대 교수, 김병곤 남서울대 교수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병학 전 위원이 과거 교육청 인사 관련 비리로 처벌받은 적이 있고, 일부 예비후보들이 단일화 결과에 반발하고 있어 현 교육감에 다자가 맞서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진보 교육감이 나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대전시교육감 선거에는 3선에 도전하는 중도 보수 성향 설동호 현 교육감과 진보진영 후보인 전교조 대전지부장 출신의 성광진 예비후보, 정상신 예비후보, 김동석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세종시에서는 역시 3선에 도전하는 진보 성향의 최교진 현 교육감과 보수 진영 후보 간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 교육감을 비롯해 사진숙 전 세종교육청교육원장,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유문상 세종미래교육시민연대 상임대표, 최태호 한국대학교수협의회 공동대표, 최정수 한국영상대 교수, 김대유 전 경기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이길주 전 다빛초 교장, 강미애 전 세종교원단체총회장 등 9명이 출마한다.

◇ 전북·전남·광주는 진보진영…경북·대구는 보수진영 후보들끼리 각축
전북도교육감 선거는 김승환 현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가운데 김윤태 우석대 교수,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중 서 예비후보가 세 후보의 합산보다 높은 40%에 가까운 지지율로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그러나 천 예비후보와 황 예비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커서 예비후보가 독주하는 선거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광주시교육감과 전남도교육감 선거는 지역 정서상 진보·보수 대결 구도가 아직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교육감 선거는 강동완, 박혜자, 이정선, 이정재, 정성홍 후보 5파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교육감 선거는 김대중, 김동환, 장석웅 후보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보수 계열로 분류되는 강은희 현 교육감을 빼고 주목할 만한 도전자가 없는 상황이다.

경북교육감 선거도 진보 성향 후보 없이 임종식 현 교육감, 임준희 전 대구부교육감, 마숙자 전 김천교육장 등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들끼리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이 중 임준희·마숙자 두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를 해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해 이들 중 단일 후보와 임종식 현 교육감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강원도교육감 선거는 현직 3선 임기가 끝나고 무주공산이 돼 출사표를 던진 보수·진보 후보군이 모두 단일화에 진통을 겪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강삼영, 문태호 예비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놓고 팽팽한 기 싸움 중이다.

보수에서는 신경호, 원병관, 유대균, 조백송 예비후보가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애쓰고 있다.

충북도교육감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진보 성향의 김병우 교육감과 보수 성향의 3명의 후보가 출마하는 4파전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일찌감치 보수후보 단일화가 추진됐다.

이들 3인 후보는 많은 논란을 빚은 끝에 세 차례의 정책토론회를 하고, 단일후보를 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 지난 25일 1차 토론회를 했다.

그러나 후보단일화 시기, 방법 등을 놓고 갈등을 겪으며 심의보·윤건영 예비후보 2명이 김진균 예비후보를 제외한 2자 단일화를 우선 추진하기로 해 이들 간에도 균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울산시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인 현 노옥희 교육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여기에 맞서는 보수 성향의 후보들이 단일화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보수 진영에서는 현재까지 장평규 전 울산교원노조위원장과 김주홍 전 울산대 정책대학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이석문 교육감이 지난 20일 3선에 도전하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현역의 아성에 맞서기 위해 보수 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추진돼 고창근, 김광수 예비후보가 도내 언론사 여론조사 중 먼저 발표되는 2개의 결과를 합산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2일 3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