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다큐 만든 홍다예 감독 "다양성 보장하는 학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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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한국경쟁작…고3때부터 20대 중반까지 모습 담아
"대학 못 가면 사회인 취급 못받을까 걱정…불안감 조성하는 사회도 문제"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공부를 못 하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려운 동시에 저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들에게는 죄책감이 들었어요. 왜 이런 감정이 생겨서 절 불편하게 하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
최근 개막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로는 유일하게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한 '잠자리 구하기'는 대학 입시가 10대들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2014년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홍다예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기 자신과 같은 학교 친구들을 관찰했다. 고3 수험생 때뿐만 아니라 재수생과 신입생 시절 그리고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의 모습을 훑어보며 대학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다.
지난 29일 전주 영화의거리 한 카페에서 만난 홍 감독은 "고3이었던 제가 직접 참여관찰자로 입시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다"며 "교육의 장인 고등학교가 오직 대학을 보내는 것만 목적으로 하는 곳 같아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했다.
"대학에 가지 못하는 사람은 그냥 관심 밖인 것 같았어요. 당시에 제 삶에서도 대학을 빼면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죠.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미래도, 희망도, 기회도 없고 사회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난관에 빠지리라 생각했습니다.
" 다큐멘터리에는 홍 감독의 친구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모습과 입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온다. 친구들에게 출연 설득을 어떻게 했냐고 묻자 홍 감독은 "자기 고민을 카메라 앞에서 털어놓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의 친구들 역시 고3 시절 홍 감독과 비슷한 말을 한다.
안 좋은 대학에 가게 되면 사람들이 자신을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 무시해도 되는 사람으로 취급할까 내내 두려워한다.
홍 감독은 "학벌이 계급의 차이를 만든다고 끊임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류학도가 꿈이었던 그 역시 지망한 대학에서 떨어지자 '독학 재수'를 했다.
그러나 원하던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다니는 대학을 제외하면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를 즐겁게 다니기는 했지만, '더 큰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거리에서 사회 활동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내가 만일 운이 나빠서 대학을 아무 데도 못 갔다면 어떤 취급을 받았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했다"며 "나는 대학이라는 타이틀을 빼면 무가치한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교육이 학생들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해요.
대학에 가고 싶은 애들, 가고 싶지 않은 애들이 각각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줘야 합니다.
대학만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아이를 다 포용하고 돌봐주는 학교가 되면 좋겠습니다. " /연합뉴스
"대학 못 가면 사회인 취급 못받을까 걱정…불안감 조성하는 사회도 문제"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공부를 못 하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려운 동시에 저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들에게는 죄책감이 들었어요. 왜 이런 감정이 생겨서 절 불편하게 하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
최근 개막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로는 유일하게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한 '잠자리 구하기'는 대학 입시가 10대들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2014년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홍다예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기 자신과 같은 학교 친구들을 관찰했다. 고3 수험생 때뿐만 아니라 재수생과 신입생 시절 그리고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의 모습을 훑어보며 대학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다.
지난 29일 전주 영화의거리 한 카페에서 만난 홍 감독은 "고3이었던 제가 직접 참여관찰자로 입시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다"며 "교육의 장인 고등학교가 오직 대학을 보내는 것만 목적으로 하는 곳 같아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했다.
"대학에 가지 못하는 사람은 그냥 관심 밖인 것 같았어요. 당시에 제 삶에서도 대학을 빼면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죠.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미래도, 희망도, 기회도 없고 사회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난관에 빠지리라 생각했습니다.
" 다큐멘터리에는 홍 감독의 친구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모습과 입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온다. 친구들에게 출연 설득을 어떻게 했냐고 묻자 홍 감독은 "자기 고민을 카메라 앞에서 털어놓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의 친구들 역시 고3 시절 홍 감독과 비슷한 말을 한다.
안 좋은 대학에 가게 되면 사람들이 자신을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 무시해도 되는 사람으로 취급할까 내내 두려워한다.
홍 감독은 "학벌이 계급의 차이를 만든다고 끊임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류학도가 꿈이었던 그 역시 지망한 대학에서 떨어지자 '독학 재수'를 했다.
그러나 원하던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다니는 대학을 제외하면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를 즐겁게 다니기는 했지만, '더 큰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거리에서 사회 활동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내가 만일 운이 나빠서 대학을 아무 데도 못 갔다면 어떤 취급을 받았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했다"며 "나는 대학이라는 타이틀을 빼면 무가치한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교육이 학생들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해요.
대학에 가고 싶은 애들, 가고 싶지 않은 애들이 각각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줘야 합니다.
대학만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아이를 다 포용하고 돌봐주는 학교가 되면 좋겠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