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미 59% "하락장 올 것"…투자심리, 금융위기 후 최악

"주가 하락" 1주새 15%P↑
강세론보다 43%P 더 앞서
월가도 "약세장 계속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해 올 연말까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가 회원 1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일 이후 약세론자가 급증했다. 향후 6개월 안에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주 대비 15.5%포인트 증가한 59.36%에 육박했다. 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주 대비 2.4%포인트 감소한 16.44%에 불과했다. 3주 연속 강세론자 비율이 20%를 밑돈 건 198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중립 의견을 나타낸 사람은 전체의 24.2%를 차지했다.

약세론(59.36%)과 강세론(16.44%)의 차이는 42.92%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1%) 이후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가장 나빠졌다는 얘기다.

AAII는 매주 회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투자심리가 ‘강세’ ‘약세’ ‘중립’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묻고 있다.이 같은 투자심리 악화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상승, Fed의 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개인투자자는 협회에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 지속적인 공급망 문제, 노동력 부족 등이 모두 경제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투자자는 “장기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배당 소득이 도움이 된다”며 인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익명의 개인투자자 역시 “나스닥지수는 고평가됐다”며 “금리 인상은 나스닥지수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월가 전문가들 역시 약세장을 경고하고 나섰다.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Fed가 더 매파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모건스탠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미국의 노동력 부족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Fed가 더 매파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며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약세장이 끝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