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가족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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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프롤로그>
어릴 적 어머니가 들려주던 아름다운 음악은 나이가 들어서도 마음속에 남아 오랜 친구처럼 각박한 삶 속에 많은 서정적 위안을 주곤 한다. 이처럼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어루만져 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 2007>에서 뜻하지 않게 부모를 잃은 소년이 음악의 소리를 통해 사랑하는 부모를 찾아간다는 이야기에서 음악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운명을 연결하는 소중한 텔레파시 임을 느끼게 한다. 지금 서로 증오와 오해로 갈등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마음을 열고 진솔한 대화를 한다면 불가능할 것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화합할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영화 줄거리 요약>
아름다운 첼리스트 라일라(케리 러셀 분)와 매력적인 밴드 싱어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분)는 각기 뉴욕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매혹적인 보름달과 음악에 이끌려 어느 옥상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루이스는 사랑을 만들기에 환상적인 밤을 노래한 문 댄스(Moon dance)를 불러 라일라와 행복한 밤을 같이 보내며 사랑을 확인하지만 엄격한 라일라 아버지의 집요한 방해로 둘은 헤어지게 된다. 11년 후 둘의 사랑으로 태어난 소년 에반(프레디 하이모어 분)은 보육원을 떠돌다 우연히 자신의 음악적 감성을 통해 부모를 만날 수 있는 기적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관전 포인트>
A. 에반이 부모님을 잃게 된 배경은?
루이스와의 아름다운 밤으로 라일라는 임신을 하지만 아버지는 둘 사이를 모질게 갈라 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일라는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던 중, 아버지는 태어난 아이가 죽었다고 루이스에게 거짓말을 하고 보육원에 맡기게 된다. 에반 테일러는 11년간 고아로 성장하게 되지만 11년 16일을 매일같이 날짜를 세며 자신을 찾을 부모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입양을 거절한다. 드디어 에반은 부모님을 찾으러 정처 없이 떠나고 길에서 얻게 된 예명 어거스트 러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된다.
B. 에반의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줄리아드 음대 교장이 어떻게 랩소디(자유롭고 환상적인 기악곡)를 만들었냐고 묻자 에반은 " 그냥 들려요, 누가 절 부르듯이요. 그럼 오선지에 적어 대답을 하는 거예요. 제게 음악을 주신 분들이요. 악기를 배워 연주하면 부모님이 찾아올 거예요. 사람들이 동화를 믿듯 저는 음악을 믿거든요. 저는 알고 있어요. 그분들은 날 항상 원했지만 길을 잃은 것뿐이라는 것을요"라며 음악을 통해 반드시 부모님을 찾을 것이라는 신념을 나타낸다.
C. 슬픈 이별로 루이스와 라일리의 달라진 삶은?
운명적인 사랑이 라일라 아버지의 방해로 깨어진 뒤 두 사람은 불행한 길을 걷게 된다.
@라일라: 아버지의 거짓말로 루이스의 아기를 교통사고로 놓쳤다고 생각한 라일라는 첼로를 포기하고 시카고에서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희망 없이 살아간다.
@루이스: 그녀가 떠난 후 라일라를 위해 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그리워하다가 결국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고 밴드 활동도 그만두고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세일즈 맨이 된다.
D. 라일라와 루이스가 다시 생에 활력을 얻게 되는 계기는?
@라일라: 아버지가 죽으면서 아들이 살아 있다는 얘기를 전하자 뉴욕의 보육원들을 찾아헤매지만 정보가 없어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그녀는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첼리스트로 복귀하며 음악으로 자신의 아들을 찾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루이스: 라일라를 잊지 못해 다시 시카고로 찾아가지만 실패하자 무작정 뉴욕으로 돌아가 다시 밴드 활동을 시작하고 길에서 우연히 버스킹을 하던 에반을 만나 즉흥 연주를 같이 하게 된다. 루이스는 악당인 위저드의 협박으로 오케스트라에서 지휘하는 꿈을 포기하려던 어거스트에게 "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어, 너에게 나쁜 일이 생겨도 음악만이 이겨내고 벗어나게 해주거든"이라며 따뜻한 용기를 안겨준다.
E. 에반이 부모님을 만나게 되는 순간은?
부모님을 찾으러 보육원을 떠난 에반은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착취하여 돈을 버는 악당 위저드에게 잡혀 버스킹으로 돈을 벌어주게 되지만, 뉴욕 아동복지과의 제프리의 추적으로 도망가다가 결국 교회에 숨어들게 되고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다가 그의 재능을 알아본 목사님이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시켜주면서 자신만의 랩소디를 작곡하고 직접 뉴욕 필하모니와 협연하는 자리에서 부모님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에필로그>
"부모님은 절 원하고 있지 않은 게 아니라 단지 길을 잃었을 뿐이에요"라는 소년의 말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음악 같은 훌륭한 친구를 벗 삼아 좌절하지 않고 달려간다면 마침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전쟁과 병마 그리고 어려운 환경으로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나는 많은 어린이들이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 속에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정과 사회가 조성되기를 기원해 본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11년의 긴 시간 속 고통의 기다림이 없었으면 한다.<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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