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기 힘들다는 티타늄합금강을 자유자재로…코나솔 “티타늄합금강 소재기술, 철강 압연롤부터 핵연료 격납용기까지 제조”

티타늄카바이드(탄화티타늄합금강)는 ‘꿈의 금속’으로 불린다. 무게는 알루미늄과 철의 중간이지만 강도는 알루미늄의 6배, 철의 2배에 이른다. 다른 금속에 소량만 넣어도 훨씬 더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합금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탄화티타늄합금강은 대표적인 난삭재(가공하기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다. 잘못 가공하면 쉽게 깨지는 원료 특성 때문이다.

다음달 코넥스시장 상장을 앞둔 금속복합소재 전문기업 코나솔은 철에 티타늄과 탄소 등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분말 단위의 특수 레시피로 배합한 뒤 자체 제작한 열간등방압소결로(HIP·고온고압으로 금속 분말을 결합시키는 설비)를 이용해 합금강을 제조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기술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럽의 한 개 회사만 갖고 있는 기술이다.강윤근 코나솔 대표(사진)는 “외국에서 제조된 탄화티타늄합금강 조직 크기가 2㎛(마이크로미터)인 것과 비교해 코나솔의 제품은 0.5㎛에 불과하다”며 “더 작고 촘촘한 조직 크기 덕분에 내 마모성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코나솔은 작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뽑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표기업 중 하나다. 올해 매출은 270억원에 영업이익 34억원을 예상한다. 작년 대비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2배 증가한 수치다.

탄화티타늄합금강 제조기술 등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코나솔의 현재 주력 제품은 철강회사에서 사용하는 압연롤이다. 코나솔의 압연롤은 국내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동국제강 뿐 아니라 해외 프라이메탈 다니엘리 신터멧 등 전 세계 40개국 140개사에서 사용 중이다. 수출 비중은 60%를 넘는다. 코나솔이 제조한 탄화티타늄합금강 압연롤은 기존 철강회사들이 사용하는 압연롤에 비해 수명이 2배 이상 길다. 통상적인 압연롤이 철강제품 2500t을 제조한 뒤 교체하는 것과 비교하면 코나솔의 제품은 5000t 이상의 철강제품 생산에 투입될 수 있는 셈이다. 강 대표는 “압연롤 교체로 인해 라인 생산 가동이 중단되는 시기 등을 고려하면 포스코 기준 연간 103만t의 탄소배출량을 줄여주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도 코나솔의 제품을 이용한 리튬산화물 분쇄롤을 사용 중이다. 기존에 에코프로비엠이 사용하던 세라믹 소재 분쇄롤이 비주기적으로 깨지며 양극재에 세라믹 가루가 섞이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코나솔은 이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탄화티타늄합금강 등을 이용한 제품을 제조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유럽의 한 원자력 국영기업과는 방사능 차폐효과 및 중성자 흡수효과를 이용해 핵연료 격납용기를, 독일 자동차회사 벤츠와는 분진 방지 기능에 주목해 친환경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 제조 협약 등을 추진 중이다. 강 대표는 자동차 부품기업 화승코퍼레이션(매출 1조3900억원)과 코렌스(매출 3700억원)를 성장시킨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작년 초 기술은 있지만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던 코나솔의 지분을 인수해 직접 신사업을 개척하며 경영에 나섰다. 강 대표는 “소재 분야 원천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신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는 중견기업으로 자리를 굳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진=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