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식약처, 부적합 판정 받은 당밀·밀가루 등 사료로 재활용

지난 2013년 강원도 대관령에서 가축 사료용으로 재배한 옥수수의 모습. 한경DB
수입식품 통관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당밀, 밀가루 등이 사료용으로 재활용된다. 이를 통해 연평균 3000t이 넘는 사료 원료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도함량 미달로 폐기처분 위기에 있던 당밀 400t(8900만원 상당)을 사료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용도 전환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2일 발표했다. 통관검사에서 부적합하다고 판정된 식물성 원료를 사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용도 전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농식품부와 식약처는 그간 통관검사에서 부적합한 수입식품 가운데 곡류·두류에 한해 사료로 용도를 전환할 수 있게 해왔다. 그러다 지난 3월 21일부터 적극행정제도를 활용해 모든 식물성 원료와 이를 가공한 식품까지 그 대상을 확대했다. 이번이 제도 개선 후 첫 적용 사례다.

식물성 원료 가공식품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른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제조·가공한 것으로 당밀, 전분, 밀가루 등 동물성 원료가 혼합되지 않은 가공식품을 뜻한다. 그간 다양한 이유로 통관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식물성 원료 및 가공식품들은 반송·반출되거나 폐기돼왔다.

이번 조치는 기존 사료용 용도전환 대상이던 곡류, 두류 외에도 수입식품의 사료용 용도전환 가능 품목의 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수입업계의 건의에 따라 이뤄졌다. 작년 10월부터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사료협회·농협·단미사료협회 등 이해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사료전환 허용품목확대와 사후관리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농식품부와 식약처는 이번 조치를 통해 △자원 폐기에 따른 환경 부담을 줄이고 △수입식품업체의 손실을 최소화하며 △주요 국제곡물의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수급이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사료자원을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를 통해 수입식품업계는 연평균 약 31억 원의 손실을 절감할 수 있다. 사료제조업계는 자원 재활용으로 연평균 약 3477t의 사료 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