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인도 밀 생산 절반 줄 듯

3월 평균 33도…121년만에 최고
글로벌 밥상물가 더 치솟을 우려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의 이른 폭염으로 올해 밀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지방 관리와 농민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밀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10%에서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인도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펀자브주 농부들은 수확량이 평년보다 4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겨울 호우에 이어 올해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아자이 비르 자카르 농민단체 회장은 “폭염으로 인도 전역의 올해 밀 수확량이 평균 15%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밀 수확 시기는 3∼5월이다. 이 시기 밀은 온도에 민감하다. 인도는 더위가 찾아오기 전 서늘한 봄철에 밀을 수확한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뉴델리 등은 지난 3월부터 역사상 가장 이른 더위를 겪고 있다. 인도의 3월 평균 최고기온은 33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4월은 35도로 역대 네 번째를 기록했다.

인도 기상청은 4월 최고기온이 47도까지 오르는 등 때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도 최고기온이 50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인도는 밀 수출량 세계 2위 국가일 정도로 수확량이 많다. 그동안 밀은 자국 내에서 대부분 소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인도는 유럽 등으로 밀을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폭염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약 1500만t의 밀 수출을 전망한 인도 정부의 예측이 빗나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