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아니다" 의혹 적극 반박 한덕수, '국민 눈높이'에는 겸손(종합)

민주당 측 질의에 "너무 나가신 거다" 설전도…고액보수 등에 "송구하다"
큰 형·장인 의혹 제기에 "모진 얘기 가슴 아프다" 답변도
일찌감치 청문회 도착해 청문위원들에게 일일이 인사…"잘 부탁드린다"
한 차례 연기되는 등의 진통 끝에 인사청문회 무대에 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김앤장 근무를 두고 제기된 전관예우나 론스타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청문위원들과 설전까지 벌이며 물러서지 않고서 정면으로 응수했다.

다만 고액의 고문료 문제가 나오자 "송구스럽다"고 하는 등 국민 정서에 관련된 대목에 대해서는 몸을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한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뒤 제기된 각종 의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을 받았다. 이들의 질의는 특히 김앤장 근무가 적절했느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전관예우는 물론 공직과 김앤장을 오간 이력이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주를 이뤘고 한 후보자가 이를 반박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과거 대한민국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 소송(ISDS) 과정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자 균형감각을 상실한 답변'이라는 이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와중에 끼어들어 "아닙니다", "그건 정말 잘못 이해하신 겁니다"라고 적극적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이 '후보가 고문으로 있는 김앤장이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이었고, 론스타의 유권해석으로 외환은행이 인수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그건 너무 나가신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 후보자의 자택을 월세로 임대했던 미국 모빌사가 1996년 석유개발공사가 주관한 해외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것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는 손짓까지 써가며 "황당하고 터무니없다"라고 주장했다. 화가인 부인에게 제기된 의혹을 반박하는 데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후보자는 '응용미술학을 전공한 아마추어 작가인 부인이 산업디자인 분야의 전시나 상을 받았다'는 민주당 신동근 의원의 비판에 "응용미술학을 했지만 화가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한다"며 "거의 프로다"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다만 김앤장 근무시절 고액보수 수령 등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에는 몸을 낮췄다.

'민간과 공직을 오가는 회전문 인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정의당 배진교 의원의 언급에 한 후보자는 "국가를 위해 도울 길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처가 찬스'를 써서 주택을 구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한 후보자의 형님이 30대 후반에 흑석동에 3층짜리 건물을 산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제가 총리 후보로 나서서 착하신 장인어른과 식구들이 모진 얘기를 들어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한 후보자는 또 자료제출 요구 등을 두고 인사청문특위와 갈등을 빚었던 점을 의식한 듯 청문회 시작 전 위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청문회 시작을 20분 남짓 앞두고 일찌감치 청문회장에 도착한 한 후보자는 강 의원이 입장하자 인사를 청하며 "잘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