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벽' 넘은 이도류 여자 선수…미국 독립리그 데뷔

위트모어, 데뷔전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미국 프로야구 독립리그인 애틀랜틱 리그 경기에 출전한 최초의 여자 선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출신인 켈시 위트모어(23)다. 지난달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 호크스와 계약해 화제를 모았던 위트모어는 지난 2일(한국시간) 가스토니아 허니 헌터스 전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2타수 무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하지는 못했지만,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아 리그 최초로 출루에 성공한 여자 선수가 됐다.

위트모어가 속한 애틀랜틱 리그는 적지 않은 전직 빅리거가 활약 중인 독립 리그로 만만치 않은 수준을 자랑한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훌리오 테헤란(31)도 빅리그 복귀를 꿈꾸며 위트모어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AI 심판,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거리 연장 등 '야구 진화 실험'을 하는 곳이 바로 애틀랜틱 리그다.

야수로 데뷔전을 치른 위트모어는 입단 당시 투수로 계약했다. AP 통신과 MLB 닷컴은 투수로 등판했다가 교체돼도 지명타자로 뛸 수 있는 '오타니 룰' 덕분에 위트모어가 곧 투수로도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게 되면 애틀랜틱 리그에는 야구 역사상 최초의 '여자 이도류 선수'가 등장하게 된다.

"가장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는 게 목표"라고 데뷔전 소감을 밝힌 위트모어는 "메이저리그 산하 구단에서 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미국 프로야구에는 금녀의 벽을 무너뜨린 여성이 줄지어 등장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2020년 11월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킴응을 여성 단장으로 선임했고, 올해 1월에는 레이철 볼코벡이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팀 탬파 타폰즈의 지휘봉을 잡았다.

볼코벡 역시 미국프로야구 최초의 여성 감독이다.

지난달에는 얼리사 내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어시스턴스 코치가 퇴장당한 1루 코치 자리를 채워 여성 지도자 중 최초로 메이저리그 그라운드에 섰다. 여기에 위트모어까지 유리 천장을 부순 여성 야구인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