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하러 나와서 17득점…SK 오재현, 챔프전 2차전서도 '미칠까'

프로스포츠 단기전에서는 '미친 선수'가 많이 나오는 팀이 승리한다는 말이 있다.

2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서울 SK 오재현(23)이 그런 선수였다. 이날 오재현은 안양 KGC 인삼공사의 '슈터' 전성현을 마크하는 게 주 임무였다.

그런데 공격에서 더 빛났다.

장기인 골밑 돌파를 앞세워 17점을 뽑아냈다.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20점), 에이스 김선형(19점)에 이어 팀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오재현은 이 중 6점을 인삼공사의 추격이 거셌던 4쿼터에 뽑아냈다.

쿼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SK가 76-67로 앞서나가게 하는 골밑 득점을 올렸고, 3분여에는 허를 찌르는 림어택으로 득점했다.
막판에는 안영준의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으로 SK의 90-79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재현은 2점 슛 8개를 던져 6개를 림에 꽂아 75%의 성공률을 보였다.

3점도 3개 중 1개를 성공시켰다. 여기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리고 블록슛도 1개를 곁들이는 최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오재현이 공격에서 예상치 못한 맹활약을 펼친 덕에 SK의 '삼각 편대' 김선형과 최준용, 워니는 더 높이 날 수 있었다.

김선형은 "오재현, 이현석의 수비가 없었으면 실점을 더 했을 것이다.

그 선수들 덕에 이겼다"면서 "특히 오재현이 좋은 활약을 해 줘서 이겼다"며 고마워했다.
'적장'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경기 뒤 "(자밀 워니는 잘 막았는데) 다른 쪽에서 맞았다.

오재현한테 맞은 부분이 잘 안 됐다"고 말했다.

한양대 출신 오재현은 2020-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순위로 SK에 지명됐다.

186㎝인 키보다 12㎝나 긴 윙스팬(198㎝)을 활용한 수비력이 강점이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으며 크게 주목받은 오재현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활약도가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모처럼 밝게 빛났다. 오재현이 더 미칠수록 정규리그 1위 팀 SK가 통합우승을 이룰 가능성은 커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