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역량검사는 어떻게 채용시장의 대안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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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잡아라 기자단이 간다 : 마이다스인]‘서류전형, 인·적성검사, N차 면접까지’
취업하기까지 취업준비생이 넘어야 할 문턱은 한둘이 아니다. 기업들은 더 나은 인재를 뽑기 위해 실무면접·인턴십 등을 통해 촘촘히 검증하고 있다. 인턴십도 짧게는 4주 길게는 석 달을 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합숙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평소 모습을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도입한 이런 채용 전형은 좋은 인재를 뽑는 데 도움을 줬을까? 과연 잘 다듬어진 자기소개서나 인적성 검사 고득점이 역량도 좋다는 것을 뜻할까?
이런 우리나라 기업 채용의 관성에 의문을 던진 기업이 있다. 바로 ‘마이다스인’이다. 마이다스인은 최근 많은 회사에서 채용 과정에 도입하고 있는 ‘AI역량검사’를 개발했다. AI역량검사가 기존 채용 과정과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지원자를 평가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업 = 공채’ 공식이 무너진다
우리나라 채용 방식은 ‘공개채용’이라는 말 하나로 굳어져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공채의 시작은 삼성이다. 1957년 삼성이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자, 주요 대기업은 잇따라 공채를 도입했다. 그렇게 시작된 공채는 60년 이상 대졸 신입 채용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2019년 현대차그룹이 공채 폐지를 선언하면서 SK, 롯데, KT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결정이다.
코로나19는 온라인 비대면 채용방식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채용이 대세를 이루게 됐다. AI채용에 대한 관심을 커진 이유는 코로나19라는 외부 요인이었지만, AI채용에는 비대면이라는 것 외에도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AI역랑검사는 기존 채용 방식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수많은 채용방식을 마이다스인이 활용해 봤지만, 결과적으로 동률적인 인재를 뽑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AI역량검사다.채용의 본질은 ‘역량’이다. 역량이란 함은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조직에 잘 적응하는 능력이다. 자소서를 잘 쓰고, 면접에서 말솜씨를 뽐내는 것과 역량은 비례하지 않는다. AI역량검사는 역량과 관련이 있는 항목을 평가하고 있다. 뇌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역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소로 네 가지 항목을 뽑았다. 직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요소 즉 긍정·적극·전략·성실성이 평가의 기반이다. 이러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 직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AI가 사람을 평가한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AI역량검사지만, 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도 있다. AI역량검사에 대해 부정적인 취업준비생도 많다. 등장하자 얼마 되지 않아 인터넷에 AI역량검사와 관련한 뜬소문이 많다. ‘시험을 많이 응시해 점수가 높아지면 합격에 유리하다’라거나 ‘AI가 답변 내용을 평가한다’ 같은 의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다수는 오해다. 개발사도 이런 의문과 부정적 시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오해를 해소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AI역량검사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에 대해 소개한다.
▷‘점수 자체는 합격과 관련이 없다’?
AI역량검사는 자극에 대한 응시자의 반응을 관찰하는 검사다. 표면적으로는 문제를 내고 답을 내는 형식을 갖고 있지만, 평가대상은 점수가 아니라 응시자의 반응이다. 따라서 문제를 틀렸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가 없다. 물론 AI역량검사 자체에 대해 생소함으로 지원자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이다스인은 ‘잡다’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AI역량검사를 무료로 체험해볼 기회를 마련했다. 취준생은 고득점을 노리기보다 체험을 통해 검사에 익숙한 상태로 참여하면 최선의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AI는 답변 자체는 평가하지 않는다’?
AI가 검사 이름에 포함돼 있어, AI가 응시자의 답변을 분석해 평가한다는 오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AI역량검사는 답변 시 응시자의 표정과 목소리를 분석할 뿐, 답변을 인식하진 않는다. 따라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암기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답변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다만, 검사 전 과정이 녹화돼 인사담당자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면접과 무관한 내용을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AI역량검사는 채용 관성을 바꿀 수 있을까
어느 때보다 많은 기업이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파격적인 연봉은 물론,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그만큼 인재 확보는 기업 성장에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것에 비해 채용 과정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60년이 넘게 이어진 채용 절차에 대한 믿음이 깨지기 어려운 것이다. AI역량검사는 채용 시장에 등장한 이래 대안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600개가 넘는 기업이 채용 과정에 AI역량검사를 도입했고, 누적 응시자는 50만 명을 넘었다. 앞으로도 AI역량검사가 기존 채용에 대한 대안으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한경잡아라 기자단 3기 김종훈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