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본업 및 자회사 성장으로 1분기 호실적 달성”

증권가 분석
녹십자가 올 1분기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본업에서의 실적 회복뿐만 아니라 자회사의 실적도 성장하면서다. 3일 증권가에서는 녹십자가 올 하반기에도 실적을 이어가면서 상승동력(모멘텀)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녹십자는 올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4169억원, 영업이익 418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7%, 740.9% 증가한 수치다. 컨센서스 매출 3680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연결 자회사인 지씨셀 녹십자엠에스의 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씨셀은 코로나19 검체 검진사업 성장 및 바이오물류 사업 확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4% 증가한 8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녹십자엠에스는 진단키트 매출 성장으로 439억원의 매출을 냈다.

‘헌터라제’ 수출 확대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연구비를 제외한 판매관리비율이 개선된 것도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더나 및 기타 코로나19 백신 유통 관련 매출은 150억원이 반영됐다”며 “질병청으로부터 수주한 유통 잔여 물량은 약 20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8% 줄어 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녹십자셀과 녹십자랩셀의 합병 관련 매수 차익에 대해 일시적으로 법인세가 증가해서다.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3%, 1021.9% 증가한 2644억원, 72억원이었다. 내수는 2157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2.4% 늘었고, 수출은 39.2% 증가한 488억원을 기록해, 본업에서 실적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본업에서의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모멘텀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녹십자의 2022년 매출을 7254억원, 영업이익을 1128억원으로 추정했다. 작년보다 각각 12.2%, 53.2%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인플루엔자 수출 650억원 증가와 3분기 실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등 안정적으로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며 “하반기 연구개발(R&D) 모멘텀의 가시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진단 관련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성이 둔화돼, 관련 실적 성장으로 인한 기업 가치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개발(R&D)과 관련해서는 ‘IVIG 10%’의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재 제출 이후 실사 일정이 확인되지 않았고, 관계사 아티바의 나스닥 기업공개(IPO)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은 유효하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녹십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1조7055억원, 1267억원으로 추정했다. 2분기에 남반구 독감백신 수출 물량이 반영되며 별도 기준 영업이익 92억원을 낼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영향으로 연결 자회사 실적이 감소하면서,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8.8% 증가한 243억원일 것으로 임 연구원은 추산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