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말수 적은 사람이 직장서 돋보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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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아바타' 도닐런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신임 편집국장으로 최근 임명된 조지프 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오랜 최측근 마이크 도닐런 백악관 선임고문,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딕 체니 부통령….
뉴욕타임스 편집국장 등
FT, 성공 비결 분석
"조용한 사람이 말하면
모두 경청…결론 이끌어"
각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적은 말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 “직장 내 회의에서는 조용해도 괜찮다”는 제목의 사내문화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통상 직장 내 모임에서 똑똑한 사람은 말을 적게 하는 편이고, 말수가 적은 이들이 입을 열면 다른 직장 동료들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 실험에 따르면 6명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참석자 2명의 발언 지분율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의 사람들이 회의 발언을 주도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의에서 자신의 속내나 의견을 좀체 드러내지 않는 사람일수록 존재감이 더욱 빛을 발한다”고 FT는 분석했다. 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은 대체로 필요한 말을 간결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신임 NYT 편집국장 조지프 칸이 대표적이다. 그는 수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 편집 회의에서 코멘트를 별로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도닐런 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신임해 ‘바이든의 아바타’로 불린다. 워싱턴포스트는 도닐런에 대해 “회의가 끝날 때까지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바이든은 항상 회의 마지막 무렵에 그에게 입장을 물어보고, 도닐런의 생각이라면 대부분 받아들인다”고 했다.부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미 공화당의 실세로 통하는 체니 전 부통령도 마찬가지다. 2004년 한 일간지는 체니 전 부통령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숨기는 능력에 탁월하다”고 했다. 그는 각종 회의에서 항상 스스로 말을 아낄 뿐만 아니라, 다른 참석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FT는 “회의에서 발언 시간이 길수록 권위와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며 “괜히 말을 꺼내 실수하는 것보다는 그냥 입을 다물고 바보처럼 여겨지는 위험을 무릅쓰는 게 낫다는 격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