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은 당협위원장 마음?…국민의힘 부산 공관위 무력화 논란

컷오프 예비후보들 "불공정 공천"…"특정인 배제 없어" 반박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부산 기초단체장 공천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일부 선거구에서 현역 국회의원들이 공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논란이 인다. 경선해보지도 못하고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은 "당협위원장을 겸직하는 국회의원들이 2년 뒤 총선을 생각해 자기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한 예비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하거나, 자기 사람에게 공천을 줬다"고 주장한다.

3일 부산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판 중 가장 시끄러운 곳은 기장군이다.

앙숙으로 불리는 정동만 국회의원과 김쌍우 기장군수 예비후보 간 신경전이 뜨겁다. 김 예비후보는 애초 3인 경선 진출에 실패했다가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한 끝에 가까스로 경선에 합류했지만, 하루 만에 경선 진출이 물거품이 됐다.

당협위원장이자 시당 공관위원인 정동만 의원이 낸 이의신청을 중앙당 공관위에서 수용했기 때문이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삭발한 뒤 단식 농성 중이다. 중·영도 지역구인 황보승희 의원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구청장에 최진봉 현 구청장을, 영도구청장에 김기재 예비후보를 공관위에 단수 후보로 추천했지만, 최 구청장만 공천됐기 때문이다.

조정화 사하구청장 예비후보는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조경태 의원이 자신을 경선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선 진출에 실패한 손상용 북구청장 예비후보도 박민식 전 의원이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당협위원장들은 "당원과 지역의 여론을 공관위에 전달했을 뿐 특정 인사를 경선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적이 없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이와는 달리 이주환(연제) 의원과 김희곤(동래) 의원은 다른 예비후보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단수 후보로 추천한 주석수 예비후보와 장준용 예비후보를 자신의 지역구 구청장 후보로 확정 지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청년 공관위원들을 대거 공천심사에 참여시켜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고 했지만, 현역 의원들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다. 부산 한 정치인은 "현역 의원들이 2년 뒤 총선을 고려해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인 예비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하거나 반대로 측근이 공천받을 수 있도록 힘을 써 뒷말이 무성하다"며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의원들은 시당 공관위를 무력화 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