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내 집 마련의 꿈 멀어지지 않으려면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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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의 주요 고객은 MZ세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르고 대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내 집 마련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2030세대의 서울아파트 매입 비중이 올해 3월에 다시 40%대를 회복했지만 2월만 해도 36.0%의 비중으로 줄었습니다.
젊은 층 내 집 마련 추세 '주춤'
젊은 층 예·적금은 늘어…정책적 지원 이뤄져야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정보웹사이트인 ‘아파트먼트리스트닷컴’은 ‘2022년 밀레니얼 홈오너십 리포트(Apartment List’s 2022 Millennial Homeowership Report)’를 통해 이들 세대의 주택보유율이 48.6%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선배 격인 X세대(41~56세) 69.1%, 베이비부머(57~75세) 78.5%에 비해 최대 30%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세대별로 40세를 통과했던 시점의 주택 보유율과 비교해도 MZ세대는 60%로 X세대 64%, 베이비부머 68%에 미치지 못했습니다.미국에서도 최근 수년간 MZ세대는 빠른 속도로 주요 주택 구매층으로 부상했습니다. 2019년 대비 2021년 세대별 주택 보유율은 밀레니얼 세대에서 5%포인트 이상 높아져 다른 세대보다 두배 이상 빨랐습니다. 2011년 30%였던 이들의 주택보유율은 작년 48.6%로 지난 10년간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팬데믹이었습니다. 이후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이들의 직진은 갈지자가 됐습니다. 집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렌트의 편리함’, ‘정착지 물색’ 등을 더 많이 답했던 MZ세대는 이번 조사에서는 70%에 달하는 비중이 ‘비싸서(diminishing affordability)’라고 응답했습니다.한국에서도 세대 간의 주택 소유율 변화는 미국과 유사합니다. MZ세대의 주택보유율은 줄어드는 데 반해 40세 이상 세대의 보유율은 증가하는 중입니다. 2017년11월 발표한 2016년 주택소유통계에 의하면 2016년 55.5%였던 주택소유율은 2020년 현재 56.1%로 증가했습니다. 이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30세 미만과 30대인 MZ세대는 2020년 각각 10.5%, 40.2%로 2016년 11.0%, 41.7%에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2016년 57.5%, 62.7%에서 2020년 각각 59.3%, 63.6%로 늘어났습니다. 요약하면 지난 5년간 MZ세대의 주택소유율은 감소했지만 40대 이상은 증가했다는 결론입니다.소폭이지만 2030세대의 주택소유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걱정입니다. 4050세대의 주택소유율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2030세대는 대출 등 주택매입 여건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2030세대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무주택자나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일정부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미국과 한국의 MZ세대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대비입니다. 미국 MZ세대의 66%는 저축해둔 돈이 단 한 푼도 없다고 합니다. 이들 세대의 평균 저축액도 1만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중위가격 주택의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주택구입에 필요한 최소 금액(downpayment)인 6만 달러 이상을 모아둔 경우는 2.3%에 그친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20대의 월 평균 예․적금 이체금액이 2020년(34.5만원)과 비교해 2021년 58.4만원으로 무려 69.1% 늘었다고 합니다. 뱅크샐러드가 850만명의 이용자를 분석한 자료인데, 20대 다음으로 예·적금액을 늘린 연령대 또한 30대라고 합니다. 전년과 비교해 52.4%가 늘어난 86.5만원을 이체하고 있다고 합니다.팬데믹 이후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의 노력은 가상합니다. 이제 이 노력에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따라 주기를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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