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달간 454만명 사표냈다, 최악 인력난…인플레 '부채질'

3월 구인건수 '역대 최대'

자발적 퇴사후 몸값 높여 이직
소비자에게 인상분 전가될 우려
지난 3월 미국의 구인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려는 이직자 수도 가장 많았다. 구인난이 임금 상승을 부추겨 긴축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발표했다. 3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1155만 건으로 2000년 12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월보다 20만5000건 늘었으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120만 건도 웃돌았다.2월에 비해 소매 교역업에서 15만5000건, 내구재 제조업에서 5만 건 구인이 늘었다. 유틸리티(-6만9000건)와 지방정부 교육(-4만3000건), 연방정부(-2만 건) 부문에선 구인 건수가 줄었다.

3월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인원은 454만 명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월보다 자발적 퇴직자 수는 15만2000명 증가했으며 퇴직률은 3%로 조사됐다. ‘대량 사직(Great Resignation)’으로 불릴 만큼 더 나은 여건의 일자리로 옮기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일자리 수와 이직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가운데 이직률이 높은 상태를 지속하면 기업들은 임금을 계속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기업들은 물건 값과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해 늘어나는 인건비를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 인건비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은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양적긴축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임금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민간 부문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5.6% 상승했다.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전의 임금 상승률은 3% 안팎이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