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 "생판 남과도 '카톡'…글로벌 놀이터 만들 것"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로 진화
한글 기반 넘어 세계시장 공략

1분기 매출 31% 늘어난 1.6조
인건비 상승으로 전망치 밑돌아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관심사 기반의 ‘비(非)지인’ 서비스로 확대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수혜’가 끝나가는 가운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카톡 서비스 확 바꾼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사진)는 4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 카카오톡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톡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라며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하루에 수십 번 넘게 들어온다는 점은 카톡의 장점이자 한계”라고 설명했다. 채팅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갖췄지만, 대다수 사람은 대화란 목적을 위해 앱을 열고,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 앱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남궁 대표는 “목적성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목적성 상호작용(인터랙션)으로 카카오톡의 기능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편을 준비 중인 카카오톡 프로필을 예로 들었다. 그는 “프로필 내에서 나만의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다른 사람의 상태 메시지에 하트 등 이모티콘을 보낼 수도 있다”며 “우울한 상태 메시지를 올린 사람에게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선물을 바로 보내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 채팅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더 많은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선 글로벌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글로벌화를 위해 오픈 채팅을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확장한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같이 모여서 놀 수 있는 커뮤니티를 오픈 채팅을 통해 제공한다는 얘기다.

그는 “한글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는 5000만 명으로 세계 스마트폰 보유 인구의 1% 수준”이라며 “카카오톡의 용도가 늘어나면 나머지 99%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주가 15만원 회복이 목표”

카카오는 이날 올해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 영업이익 15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0.7% 오른 수치지만 시장 전망치(1조7403억원, 1616억원)엔 미치지 못했다.

정보기술(IT)업계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비대면 수혜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분석 전문 기관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24.3%로 전년 대비 7.9%포인트 올랐다. 조사 대상 110개 기업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남궁 대표는 “올해 카카오 내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광고와 상거래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연간 거래액 10조원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과 글로벌 확장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카카오 주가도 15만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