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빅스텝'…韓 국채 금리 또 뛰었다

10년물 年3.434% 8년來 최고
한은도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
국채 금리가 4일 일제히 치솟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임박한 데다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커지면서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9%포인트 오른 연 3.178%로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연 3.186%)에 육박했다.3년 만기를 제외한 나머지 장단기 국채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5년물 금리는 0.040%포인트 오른 연 3.393%, 10년물은 0.028%포인트 상승한 연 3.434%를 기록했다. 2014년 5월 14일(연 3.442%)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0.006%포인트 오른 연 3.289%였다.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다. 전날 공개된 지난달 통화정책 방향 회의 의사록에서 금통위는 “현재 글로벌 공급 충격이 성장보다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총 33페이지 분량의 의사록에는 ‘물가’라는 단어가 134번 언급됐다.

박석길 JP모간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4월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는 선제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전달했다”며 “데이터를 강조한 신임 이창용 한은 총재의 정책도 이 방향과 일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JP모간은 금통위가 이달을 포함,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연 2.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발(發) 경기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난해 8월부터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온 만큼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 여력이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