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제니도 입었는데 어때요"…밑가슴 드러낸 패션 '열풍'

가슴 밑라인 드러낸 상의 '언더붑'
"남사스럽다" vs "힙한데" 갑론을박
가수 현아·블랙핑크 제니 등 착용해 유행
가수 현아의 언더붑 패션. /SNS 캡처
"노출이 많아 남사스러워요. 팔도 편하게 못 올릴 것 같은데 이걸 입는다고요?" (50대 학부모 A씨)

"가수 현아·블랙핑크 제니 같이 핫한 연예인들은 다 입었잖아요. 입어보고 싶어요." (20대 대학생 B양)
패션업계에 부는 ‘언더붑(Underboob)’ 열풍에 대한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의 엇갈린 반응이다.가슴 밑라인을 드러낸 상의가 유행하고 있다. 5060 학부모 세대는 “남사스럽다”는 반응이 많지만 10~20대는 ‘힙하다’며 새롭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블랙핑크 제니, 가수 현아, 배우 정호연 등 MZ(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 높은 연예인들이 입는 모습이 노출된 점도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수 현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언더붑 패션을 선보였다. 앞서 블랙핑크의 제니도 지난 ‘2022 S/S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언더붑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는 르세라핌의 김채원도 티저 영상에서 언더붑 패션을 연출했다.

이 패션은 미국 할리우드 유명인들 사이에서 몇 해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짧은 기장의 상의인 크롭톱 유행이 계속되면서 기장이 극단까지 짧아진 언더붑 열풍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가슴 밑 부분만 절개한 형태도 언더붑 패션에 속한다.
블랙핑크 제니의 언더붑 패션. /SNS 캡처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이같은 패션이 인기를 끌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경제가 불황일수록 짧은 치마가 유행한다는 '미니스커트 효과'처럼 경기 침체기에 패션업계가 펼치는 마케팅 방식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이미 해외에선 세계적 톱모델 벨라 하디드, 최근 카녜이 웨스트와의 열애설로 화제가 된 줄리아 폭스, 미국의 대표적 셀러브리티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들이 꾸준히 언더붑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투애니원(2NE1) 출신 가수 씨엘이 2017년 샤넬의 언더붑 상의를 입어 화제가 됐었다.

반응은 확연히 갈린다. 언더붑 유행을 반기는 이들은 이 패션이 여성의 자유를 의미하는 ‘프리 더 니플(Free the Nipple)’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여성의 자유로운 상의 탈의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으로, 2015년부터 미국에서 여성운동 구호로 퍼졌다.대학생 김모 씨(22)는 “누구나 입고 싶은 옷을 간섭받지 않고 입을 권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도 주로 길거리보단 여행지나 수영장 등 특수한 장소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목적으로 입는 이가 대다수다. 특별히 문제가 될 패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출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언더붑 패션을 두고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패션만 이처럼 노출이 많아지는 건 불편하다”, “언더붑 의상을 입으려면 테이프나 끈으로 가슴을 감싸고, 최대한 팔은 올리지 않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하는 패션”이라는 의견 등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