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증시 하락 직격탄…건전성도 '빨간불'

국내 대형 생보사 1분기 순익 급감
증시 하락에 변액보증준비금 확대
재무건전성 악화에 자본확충 부담↑



은행에 이어 국내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도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손해보험사의 경우 손해율 개선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생명보험사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순익이 줄어든데다 재무건전성까지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올 초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과 증시 하락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생명보험사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생보업계 '빅3' 중 한 곳인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전년보다 70% 급감한 988억 원의 순익을 냈습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생명도 같은 기간 약 65%, 동양생명 역시 53% 순익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당초 금리 인상으로 생보사들의 투자 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왔지만, 급격한 증시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확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굴려 그 운용실적을 기반으로 투자이익을 배분하기 때문에, 증시가 하락하면 보험사는 준비금을 더 적립해야 합니다.

실제 같은 이유로 금융지주사 계열 생보사들의 1분기 순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신한라이프는 이 기간 16%, 푸르덴셜생명도 34% 각각 감소한 순익을 냈고 하나생명은 주식매매이익 감소로 순익이 전년보다 무려 90%나 줄었습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위원 : 생보사는 원래는 금리가 급등하면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많이 되면서 실적이 좋아야 정상인데, 변액보증준비금이 지수 영향을 어느 정도 받는게 있습니다. 1분기 생보사들이 금리 상승의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면에서 실적 자체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격까지 하락, 재무건전성마저 악화되는 '이중고'까지 겹쳤습니다.

한화생명의 경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23.6%p나 떨어지며 금융당국 권고치(150%)에 간신히 부합했고, 지주계열 생보사들의 RBC비율도 일제히 급감했습니다.

이례적으로 RBC비율 공개를 미뤘던 NH농협생명의 경우에도 금융당국 권고치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비율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지속 작용하고 있는 만큼,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 적용까지 앞둔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