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요청했는데…정신병원 탈출 남편, 아내 찾아와 자해 시도

정신병원을 탈출한 남편이 두려워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아파트 입구에 대기하던 경찰관들이 다른 사건 접수로 현장을 벗어나 두 사람이 맞닥들였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신병원을 탈출한 남편이 두려워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지만, 아파트 입구에 대기하던 경찰관들이 다른 사건 접수로 현장을 벗어나 두 사람이 맞닥뜨렸다.

4일 부산 사하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8일 정오께 60대 남성 A씨와 40대 남성 B씨가 경남 김해의 한 정신병원을 무단으로 이탈했다.경찰은 이들이 부산 소재 A씨의 자택으로 향한다는 병원 관할 경찰서의 공조 요청을 받고 A씨의 아내인 C씨를 사하경찰서 괴정지구대로 피신시켰다.

C씨는 짐을 챙겨야 한다며 경찰에 신변 보호와 동행을 요청한 뒤 지구대 경찰관 2명과 함께 집으로 향했고, 경찰관 2명은 C씨가 자녀들과 짐을 챙기는 동안 아파트 입구에서 대기했다.

대기 도중 갑자기 실종아동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관들은 C씨에게 상황을 알리지 않고 수색을 위해 현장을 벗어났다.경찰관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A씨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들어와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졌다. C씨 가족은 A씨의 알코올 중독과 가정폭력에 시달린 데다 A씨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전화로 살해 협박을 당했기 때문이다.

놀란 자녀들이 C씨를 대피시킨 후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받고 출동한 다른 경찰관이 A씨를 붙잡은 데 이어 B씨도 인근에서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는 미리 소지한 흉기로 자해 시도를 하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를 저지하던 경찰관과 병원 관계자가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실종아동 관련 출동으로 C씨에게 미통보한 조치에 아쉬움을 표한 경찰은 전 지역 경찰관을 대상으로 해당 현장 사례와 관련한 재발 방지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