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청소까지…'복지 맛집' 만드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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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직원복지 대행 시장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 식대 관리 앱부터 임직원 가사 청소와 영양제 구독 등을 도와주는 이색 서비스까지 나왔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 등을 위해 복지를 강화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30 절반이 "연봉보다 복지"
기업, 인재확보 위해 적극 강화
벤디스 식대관리앱 1500곳 이용
블리스는 오피스 전문 커피 구독
필리 '영양제 구독' 4만명 이용
식대 관리, 커피 구독 서비스 인기
모바일 식대 관리 서비스인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는 올해 1분기에 신규 고객사 355곳을 유치했다. 작년 전체 실적(391곳)과 맞먹는 수준이다. 벤디스는 올해 2000여 곳의 신규 고객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2014년 식권대장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지금까지 1500여 개사와 계약을 맺었다”며 “올해는 지난 7년여간의 누적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벤디스는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신규 서비스를 내놨다. 타깃은 MZ세대 직장인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협력해 만든 ‘복지대장’은 기존 식권대장 시스템에 네이버페이 결제 앱을 연동시켰다. 포인트로 네이버쇼핑 이용 등이 가능하다. 올해 출시한 ‘배달대장’은 식권대장을 마치 배달 앱처럼 쓸 수 있게 했다. 직장인들이 음식을 주문하면 점심 전에 배달해준다.스타트업 브라운백커피의 ‘블리스’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블리스는 오피스 전문 커피 구독 서비스다. 커피머신과 원두 등을 제공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MZ세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원두를 계절에 맞춰 공급한다. 구독 계정 한 개당 하루 평균 비용은 5000원 상당이다. 블리스의 올 1분기 고객사 수는 2000여 곳에 달한다. 하루 평균 커피 공급량은 2만 잔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대비 2배가량 늘었다.심리 상담, 영양제까지 챙겨줘
먹고 마시는 복지를 넘어 기존에 없던 이색 서비스에 뛰어든 스타트업도 있다. 휴마트컴퍼니가 운영하는 정신건강 관리 앱 ‘트로스트’는 심리상담, 마음 관리 인공지능(AI) 챗봇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부터 근로자 심리상담에 특화한 서비스를 내놓고 기업 간 거래(B2B) 영역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했다. 코로나19로 우울감과 부적응을 호소하는 MZ세대 직장인이 증가하면서 88개사 직원 고객 20만 명을 확보했다.당신의집사는 임직원 가사 청소를 지원해주는 스타트업이다. 가사 도우미, 이사 청소 등의 서비스를 한다. 게임업체 펄어비스, 패션 쇼핑몰 브랜디 등이 고객사다.스타트업 케어위드는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를 내놨다. 간단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하고, 배송해준다. 최근 누적 구독자 5만 명을 돌파했다. 주요 투자사 중 한 곳인 CJ제일제당도 필리 플랫폼 안에서 건강기능식품 정기 배송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복지를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MZ세대 직장인들은 급여 못지않게 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20대 근로자의 55.2%는 연봉보다 복지 제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30대는 47.6%가 복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50대가 37.2%인 것과 대조적이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1995년 이후 출생자들은 일과 삶을 융합하는 이른바 ‘워라밸’을 따진다”며 “회사가 배려한다는 신호를 주지 못하면 곧장 인력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용 복지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