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된 보안 대장주 꿈…SK쉴더스,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종합]

"기업가치 온전히 평가받는 최적 시점에 사장 추진할 것"
국내 보안 대장주를 꿈꿨던 SK쉴더스가 수요예측 부진에 기업공개(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SK쉴더스는 6일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쉴더스측은 "이번 IPO 과정에서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SK쉴더스의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면서도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한 사이버보안, 융합보안 등 회사의 성장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SK쉴더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SK쉴더스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오는 9~10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SK쉴더스는 IPO를 위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사진 우측부터) 한은석 CSO, 박진효 CEO, 김병무 클라우드사업본부장, 이종숙 PR팀장.(사진=SK쉴더스)
SK쉴더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2023대 1, 올해 1·4분기 공모주(스팩, 리츠 제외)의 평균 경쟁률이 963대 1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3만1000원에서 3만8800원(액면가 500원)이다.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조8005억원~3조5052억원이다. 만약 공모가 하단 이하로 낮춘다면 예상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 이하가 될 수 있다.

내부적으로 공모가 희망범위를 2만원대 중후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SK쉴더스는 결국 상장 철회를 선택했다.지난 1월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공모가 희망 범위를 투자자들의 눈높이보다 높게 제시한 탓에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자 상장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SK쉴더스는 국내 사이버보안 1위인 ‘SK인포섹’이 50여년 역사의 물리보안 대표 기업 ‘ADT캡스’를 흡수합병해 출범한 법인이다. △사이버보안(인포섹) △융합보안(SUMiTS) △물리보안(ADT캡스) △안전 및 케어 등 4대 핵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라이프 케어 플랫폼 기업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