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원유 수입금지 조치…러시아 경제에 영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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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랄산 원유 손익분기점 웃돌아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도 끄떡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훨씬 웃돌고 있는 데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소비처가 될 수 있어서다.
中 등 아시아로 눈돌릴 가능성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의 원유 금수는 러시아 경제에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전날 EU는 6차 제재의 일환으로 연내 러시아 우랄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회원국 만장일치로 최종 승인이 나면 러시아의 생명줄인 에너지산업을 겨냥한 EU의 두 번째 제재가 된다. EU는 앞서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서도 금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 예산에서 원유 수출 대금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총수입의 45%가 원유 수출에서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의 조치가 러시아 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제 원유 시장에서 우랄산 원유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한참 웃돌기 때문이다. 우랄산 원유 생산업체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4달러다. 현재 시장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선에 형성돼 있다.
또 인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우랄산 원유 소비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의 민간 정유사들이 물밑에서 우랄산 원유를 대량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와 인도네시아 초대형 유조선 6척 이상이 유럽에서 중국, 인도까지 우랄산 원유를 운송하는 화물 계약을 신규 체결했다.고유가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5월과 비슷한 규모의 증산량(하루평균 43만2000배럴)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등 서방권에서 고유가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증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소폭 증산 방침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0.44% 올라 배럴당 10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에너지부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개전 이후 가장 먼저 러시아산 석탄과 석유를 금수한 나라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