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조심하세요" 소개팅앱 성폭행 무고죄 남성의 반격 [법알못]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성, 성폭행 고소
3차례 정도 만나 가벼운 스킨십
강간 혐의없음 결정 후 무고죄로 반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고소를 당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간 무고죄 고소하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몇 달 전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성으로부터 고소당한 사연을 공개했다.A 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후 3차례 정도 만났고 식사는 물론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A 씨는 "만나는 과정에서 입맞춤과 손잡기 정도의 가벼운 스킨십 정도만 했다"며 "이후 여성의 집착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심해졌고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별을 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자 해당 여성이 수백통의 전화를 했다"라며 "이에 스토킹으로 고소를 진행했고, 여성으로부터 다시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해당 사건이 있고 두 달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자신이 강간으로 고소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당 여성이 A 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고소장을 접수했던 것이었다.

A 씨는 "당시 통화 녹취와 주고받은 카톡을 캡처해 둔 것이 있었다"면서 "다행히 녹취에 여성이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글을 올린 A 씨가 첨부한 수사 결과 통지서.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해당 증거를 제출한 A 씨는 무혐의 종결을 받았다. 실제로 A 씨가 공개한 수사 결과 통지서에는 지난 12일 '불송치(혐의없음)' 결과가 담겨있다.A 씨는 "당연히 무혐의 종결 났고 바로 무고죄로 고소하고 오는 길"이라며 "그 여자에게 인생은 실전이란 걸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로펌에 문의했더니 변호사 선임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 증거도 명백히 있고 형사 사건인데 변호사 선임을 해야 하나"라고 자문을 구했다.

법알못(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가장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 중의 하나가 바로 남녀 간의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관계인지 아니면 폭행, 협박, 위력으로 인한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한 성폭행인지 여부다"라고 말했다.이 변호사는 "우리 형법상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하여 부녀를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든 뒤 간음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형법 제297조)"라면서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폭행이나 협박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구타한다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해서 피해 여성이 도망가거나 구조를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야 강간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라틴어 법언에 'in dubio pro reo(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존재한다"라면서 "법관이 유죄 판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리적 의심 (reasonable doubt)의 여지가 없는 개연성이 있어야만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형사법의 대원칙에 의하여 그동안 애매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무혐의나 무죄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변하고 있다. 성범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성범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유죄로 수사하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판결들은 강간죄에 대해서는 그 형량도 높아졌고 처벌 대상이나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피해자의 성 인지 감수성’을 중요시하기는 하여 성폭행 여부 판단은 '피해 여성 인식을 기준으로 한다'고 언급한 판결이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 2012.7.12. 선고 2012도4031)"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간혹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성범죄자라면 당연히 중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멀쩡한 사람을 성범죄로 억울하게 누명을 씌우는 일도 한 사람의 미래와 가족을 파멸시키는 중한 범죄로 무고죄로 처벌된다 (형법 제156조)"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성범죄 사건에서 남녀 모두가 억울한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야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성관계 전후 사정을 알 수 있는 여러 정황이나 사실들이 증거가 될 수 있다"면서 "녹음, 증인 진술, CCTV, 차량 블랙박스, 문자, 카톡, SNS 대화 내용 등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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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