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 대표 선수 강화훈련 1년 정지…항저우AG도 출전 불가(종합)

체육회 심의위원회, 사실상 정지석에게 1년 대표 발탁 금지 처분
배구협회 "심의위원회 결정 존중…다른 선수 발탁 예정"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핵심 전력으로 꼽혔지만, 과거 개인적인 일로 물의를 빚은 레프트 정지석(27·대한항공)이 '대표 선수 강화훈련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상 1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의미로, 올해 7월 서울에서 열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지컵 남자대회는 물론이고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치르는 2022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6일 대표 선수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를 열고,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물의를 빚은 정지석에게 '대표 선수 강화훈련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오는 7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지컵 남자대회에 한국 대표선수 명단에 정지석을 포함했고, 대한체육회에 국가대표 승인을 요청했다. 대한체육회는 애초 정지석을 포함한 남자 배구 대표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승인했지만, 정지석의 불미스러운 과거 행적을 살핀 후 '재논의'를 결정했다.

결국, 대표 선수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를 열었고 정지석의 대표팀 발탁을 사실상 불허했다.

대표선수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는 대한체육회가 종목별 국가대표로 승인한 선수 중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동료 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수 없도록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회의다. 훈련 불가는 대표팀 제외를 의미한다.
정지석은 지난해 9월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등에 관한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정지석은 고소인과 모든 법적 쟁점에서 합의했고,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경찰에 작년 10월에 제출했다. 검찰은 데이트 폭력 건과 관련해 정지석에게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을 뜻하는 기소 유예를 결정했다.

그러나 재물손괴 혐의는 고소인 의사과 관계없이 수사를 계속 진행해 검찰로 송치했다.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정지석에게 연맹 상벌 규정 10조 1항 5호 등에 따라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고,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정규리그 2라운드 잔여 경기 출전 처분을 내렸다.

KOVO와 소속팀 대한항공이 정지석을 징계한 이력은 심의위원회의 '1년 자격 정지 처분'의 근거가 됐다.

또한, 정지석 측이 소명을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점도 심의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대한배구협회가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닷새 안에 대한체육회에 재심 요청을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한체육회는 재심 요청 이후 7일 이내에 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재심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배구협회와 정지석 측은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심의위원회 결정을 존중한다. 국제대회 성적보다 사회적인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 초에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어 (정지석을 제외한) 챌린지컵 남자대회 대표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