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72.7원 마감…2년 1개월여 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6일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2년 1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4원 오른 달러당 1,272.7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28일(1,272.5원·종가 기준) 기록한 연고점을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2020년 3월 19일(1,285.7원·종가 기준)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재해석되면서 이날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연준은 5월 FOMC 정례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과 내달 양적 긴축 착수를 결정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75bp 금리 인상(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FOMC 결과 발표 당일 안도 랠리를 펼친 금융시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의 노동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자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1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이 크게 줄어든 데 반해 노동 비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며 '미국의 물가 상승 기조가 너무 높다'는 시장의 재해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간밤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4분기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 불을 지폈다.

이날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와 유로화 등은 대부분 약세 흐름을 보였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267.0원에 개장한 뒤 장중 1,276.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다만 고점 부근에서 당국 경계심과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뒤 1,272원대에서 마감했다.

긴축 우려가 확산하면서 당분간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강달러 기조를 반전시킬만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 경계심 등을 고려하면 당장 1,280원 돌파가 임박해 보이지는 않지만, 달러 매수 심리가 한번 가열되면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4.76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72.92원)에서 1.84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