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안철수 출전에 판커진 재보선…대선급 수도권 격돌

'미니 대선' 방불 총력전…수도권 광역단체장 대리전 양상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6일 나란히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지난 대선 레이스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빅3'를 이뤘던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링에 오르면서 6·1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 전 지사(계양을)와 안 위원장(분당갑) 모두 지방선거 격전지인 수도권에 출사표를 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 광역단체장 판세와의 연관성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단순히 '금배지' 확보의 차원을 넘어 경기지사 또는 인천시장의 결과에 따라 이들 두 대권주자의 정치적 위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대위에서 이 전 지사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하기로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했던 지역구다.당 지도부가 출마를 요청하고, 이 전 지사가 이를 대승적으로 수락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 전 지사는 지방선거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게 될 전망이다.

인천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만큼 이 전 지사는 지역구 선거에만 몰두하지 않고 정권 견제론을 자극하며 전국을 순회하는 광폭 행보로 4년 전 압승을 재현해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차기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둔 이 전 지사는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0선'의 한계를 극복하고 당내 입지도 강화하는 일석이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도 이날 오후 인수위 마지막 일정인 정책과제 대국민 보고회를 마치고 "분당갑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전 의원의 경기지사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분당갑 보궐선거에 직접 나서는 동시에 지방선거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후보로선 첫 출사표다.

안 위원장은 김 전 의원과의 동반당선을 목표로 사실상 '러닝메이트'로서 선거 운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사건의 현장인 성남시 대장동이 분당갑 지역구에 속한 것을 고리로, 이 전 지사와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을 부각할 전망이다.

분당갑은 안 위원장이 이끌어온 정보보안 기업 '안랩'의 본사가 위치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전 지사와 안 위원장 모두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당장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며 정국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 패배 후 비대위 체제를 가동 중인 민주당은 오는 8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이 전 지사의 당대표 도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지사가 당권을 거머쥘 경우 '거야(巨野)' 수장으로서 윤 당선인과 대척점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의 경우 새 정부 국무총리 '0순위'로 거론됐으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절차를 마친 뒤 당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 무게를 두고 그동안 인수위 업무에 집중해왔다.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로 아직 1년 넘게 남아있지만, 안 위원장이 이른바 '윤심(尹心)'을 등에 업고 조기 전대를 통해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같은 정치적 무게를 고려할 때 서울을 비롯해 경기와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 대전은 이번 지방선거 승패를 가르는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는 분위기다.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이 전 지사와 안 위원장의 승리에 화력을 집중하며 '미니 대선'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을 벌일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