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AI진단 기술…엑스레이 보고 '癌 패턴'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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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인사이드인공지능(AI) 암 진단 업체 루닛이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넘었습니다. 루닛이 상반기에 상장하면 제이엘케이, 뷰노, 딥노이드에 이어 증시에 이름을 올리는 네 번째 의료 인공지능 진단업체가 됩니다. 인공지능은 어떤 원리로 사람이 암에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걸까요.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지적 행동을 모방하는 기술입니다. 때론 사람보다 더 사람 같아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의료 영상진단 분야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은 사람의 시각 중추를 본뜬 딥러닝 기술을 활용합니다.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의료 영상을 분석해 특정 질병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마치 사람처럼 찾아내는 겁니다.다만 사람 눈으로는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영상을 작게 쪼개고, 그 안에 인공지능이 인지하고 학습한 미세한 패턴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원리입니다. 마치 무언가를 체에 거르듯이 말입니다. 특정 부위가 유독 어둡다거나 균질하지 않은 형태를 띠면 병변이 있다고 진단할 수 있는 것이죠. 최대한 많은 영상을 분석해 패턴을 학습해 놓을수록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상장예심을 통과한 루닛은 이런 방식으로 폐질환과 유방암을 진단하는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엑스레이 영상을 활용합니다.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폐질환은 99% 정확도로 잡아낼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97%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CT, 유방단층촬영(DBT) 같은 영상을 보고 진단하는 제품도 개발 중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이 적용된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곳은 뷰노입니다. 2018년 어린아이의 손뼈 엑스레이 영상으로 뼈 나이를 진단할 수 있는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내놨습니다. 또 다른 제품인 ‘뷰노메드 흉부CT AI’는 폐 결절을 진단하는 제품입니다. 결절은 비정상적인 ‘덩어리’를 의미하는데, 폐 결절은 말 그대로 폐 안에 생긴 덩어리를 뜻합니다. 질병이라기보다 영상학적으로 나타나는 소견이지만, 폐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인공지능 영상진단 분야는 시장 전망이 밝습니다.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 불필요하게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의료용 영상 및 진단용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20년 5억1000만달러(약 6500억원)에서 2026년 75억5200만달러(약 9조6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