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다보스포럼 창립자의 '新자유주의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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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예측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오늘, 세계 각국은 경제적 불평등에 신음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경제 전문가들이 잇달아 ‘신자유주의 반성문’을 내놓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피터 반햄 지음
김미정 옮김
메가스터디북스
440쪽│1만9000원
《자본주의 대예측》의 저자 클라우스 슈밥은 “경제가 이렇게 발전한 적도 없지만 불평등이 이보다 심한 적도 없었다”고 지적한다. 슈밥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기업이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마크 카니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최근 출간한 《초가치》에서 시장가치를 넘어 공정성을 강조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슈밥은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1938년 독일에서 태어나 1972년 제네바대 교수로 최연소 임용됐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주창해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책은 ‘성장의 척도’로 쓰이고 있는 국내총생산(GDP)의 한계부터 지적한다. “GDP는 소비시장이 어떤지는 알려주지만 웰빙에 대해선 아무 말도 못한다. 또 생산량이 꺾이는지, 늘어나는지는 설명해주지만 공해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저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필요한 이유를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예컨대 글로벌 해운업체인 머스크가 어떻게 주주뿐 아니라 연관 산업 및 종사자 등 모두에게 기여하는지 보여주는 식이다. 머스크는 열대지역에서 생산한 바나나를 이를 필요로 하는 북유럽에 옮기는 본연의 사업을 통해 (주주를 위해) 돈도 벌고, 각국에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고객들은 이렇게 공동체를 생각하는 기업에 지속적으로 짐을 맡긴다.저자는 머스크처럼 주주뿐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를 만족시켜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한다. 지금보다 탄력적이고, 포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어야 지구가 버틸 수 있다는 얘기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