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진척없던 여의도 재건축 '물꼬'…한강변 스카이라인 바뀐다

시범아파트, 60층으로
'오세훈표 재건축' 급물살

40~50년 된 노후아파트 밀집
47년 된 한양, 용적률 600%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에 힘입어 꽉 막혀 있던 여의도 재건축 사업에 물꼬가 트였다. 시범과 한양의 정비계획이 마련되면서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밑그림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가장 오래된 여의도 시범이 선두주자로 나서 60층 높이 초고층 재건축에 나서면서 40~50년 노후 단지가 밀집한 일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높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범·한양 50~60층 초고층 스카이라인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마련한 신통기획 초안에는 여의도 시범은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높여 용적률 400% 이하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지상 13층, 1584가구 규모로 용적률은 172%다. 지상 최고 60층, 2300~2400여 가구로 조성하는데 이 중 한강변 단지는 조망권을 고려해 최고 20~30층까지 짓는 방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대신 한강변 인근 수변공원과 문화시설 등을 공공기여로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51년이 된 시범은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2018년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이유로 서울시 심의가 보류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멈춰섰다. 시범은 신탁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마련된 신통기획으로 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작년 11월 한국자산신탁이 시범의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고, 서울시는 작년 말 건축기획안 용역에 들어갔다.

시범에 이어 여의도 한양도 작년 말 신통기획 재건축 단지로 선정됐다. 한양은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2018년 KB부동산신탁과 손잡고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주민 갈등 등으로 지난 4년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신통기획 추진과 함께 지난달 75%의 주민 동의율을 확보해 사업시행자 지정을 앞두고 있다. 197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용적률 252%로 현재 588가구 규모다.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높여 용적률 600%로 지상 최고 50층짜리 1000여 가구 이상 대단지로 조성할 전망이다. 단지 인근(한양아파트사거리)에는 서울 서부선이 예정돼 있어 일대 교통시설 및 도로 등을 기부채납 형태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께 이들 단지의 정비계획이 주민 공람을 거쳐 확정되면 이후 도시계획위원회 특별분과(수권),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를 거쳐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여의도 재건축 밑그림’ 도 마련

여의도에서 이들 단지가 본격적인 정비사업에 나서려면 정비사업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도 함께 나와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범과 한양 정비계획 마련과 동시에 이들 지역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지구단위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여의도 일대 재건축은 2018년 당시 박원순 시장이 통개발 구상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사실상 보류돼 왔다. 이후 작년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개발의 큰 틀은 제시하되 단지별(일부 통합개발)로 재건축의 길을 열어주기로 하면서 지구단위계획을 내놓을 방침이었다.

재건축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여의도 일대 아파트 매매가 거의 없는 가운데 호가는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시범은 작년 10월 전용면적 156㎡가 35억원에 거래된 이후 손바뀜이 없다. 현재 호가는 36억~40억원에 이른다. 또 한양아파트 전용 109㎡는 지난달 14일 20억3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19억원)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