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美 연착륙 불가능”…하트넷 “이번 침체 오래 갈 것”

미국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선 침체를 유도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6일(현지시간) “최근의 주가 급락은 바로 Fed가 원하는 것”이라며 “자산 시장이 더 크게 반응할수록 Fed가 부담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선 자산 시장 침체를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다.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또는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 시장이 극도로 빡빡한 상태”라며 “(기업 인건비가 뛰는 상황에선) 물가를 낮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Fed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지금의 긴축 강도가 충분한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Fed가 더 세게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23% 넘게 떨어졌다. 전형적인 약세장 모습을 보이고 있다.
래리 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경기 침체를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Fed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수록 미 경제의 침체 정도가 완만하고 그 시기도 더 짧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투자전략가는 “미 증시의 주요 지수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패닉이라기보다는 마비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의 충격 예상이 너무 빨리 가격(증시)에 반영됐다”며 “결과적으로 침체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마이크 노보그래츠 갤럭시 디지털 창업자는 “이제 연착륙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을 땐 경기 침체 유도만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리언 쿠퍼맨 오메가패밀리오피스 회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며 “4~5년마다 침체 주기가 반복돼 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