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스웨덴 남성 이란서 억류…양국 갈등 고조

스웨덴서 전직 이란 관료 무기징역 구형…이란도 스웨덴인 구금해 맞불
이란에서 최근 30대 스웨덴 남성이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전직 이란 관료가 무기징역 구형을 받은 후 이란이 자국 내 스웨덴인을 추가로 구금함으로써 양국의 갈등이 고조하는 모양새다.

스웨덴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30대 스웨덴 국민이 이란에서 구금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테헤란 주재 대사관이 경위 파악을 위해 이란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구금된 스웨덴인의 신원과 어떤 혐의로 이란 당국에 붙잡혔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란 외무부는 이 스웨덴인 구금과 관련한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

스웨덴인의 구금 소식은 스웨덴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전직 이란 검사 하미드 누리(61)가 무기징역 구형을 받은 후 알려졌다.

누리는 이란 검찰 관료로 재직했던 1980년대 수천 명의 반정부 인사를 처형하는 데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2019년 11월 친지 방문차 스웨덴을 방문했다가 스톡홀름 공항에서 당국에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북유럽 국가들은 인권침해 사범을 대상으로 지역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 처벌을 주도하고 있다.

스웨덴과 독일은 내전 기간 잔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시리아 난민을 자국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누리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누리에 대한 스톡홀름 법원의 선고는 오는 7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누리에 대한 무기징역 구형 소식이 알려진 뒤 이란에서 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스웨덴인에 대한 형 집행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은 사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계 스웨덴인 아흐마드 레자 드잘랄리의 사형 집행이 오는 21일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웨덴의 의과대학에서 교수와 연구원으로 일하던 드잘랄리는 이란 핵 과학자들의 정보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넘긴 혐의로 2016년 4월 이란 당국에 체포돼 이듬해 사형이 확정됐다.

스웨덴 정부는 이란 사법부에 드잘랄리의 사형 집행 정지를 촉구해왔다.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이란은 드잘랄리가 자국민이기 때문에 스웨덴 등 외국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