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아이 입국 시 기자 찾아와 피눈물…한동훈 딸 상처 없길"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화면 캡처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8일 "내가 사는 이유는 아이들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버이날인 오늘은 첫째 아이의 생일이다"라며 "어느새 8살이 됐는데 너무 훌쩍 커버려서 섭섭하기도 하다"고 전했다.이어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부터 영원히 지켜 주겠다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단 한 순간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엄마지만 앞으로 우리 아기의 미래에 행복한 나날만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사는 이유, 살아남은 이유는 이 아이들이 전부다"라며 "아이가 처음 한국으로 돌아오려 할 때 덴마크까지 기자들이 찾아왔을 때 그 피눈물 나고 무너지는 심정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정 씨는 "저희 어머니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라면서 "부디 지금 논란의 후보자 따님도 같은 상처를 입지 않길 바란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논란을 언급했다.이어 "우리 아이들도 한 후보자의 딸도 모두 어린아이일 뿐이다"라며 "부디 지켜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2017년 6월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정유라씨 아들과 보모가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 씨는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진행자들과 서울경찰청을 찾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를 허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을 두고 "2014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정유라 씨가 친구 10명 정도에만 공개했던 A4 용지 두 장 분량의 글에서 두 줄을 발췌해 2017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림으로써 당시 탄핵 집회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당시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 하기 바쁘니 다른 거 한들 성공하겠니" 등 정 씨의 개인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강 변호사는 '돈 없는 너의 부모를 욕해'라는 발췌 글은 정 씨가 친구와 다툰 후 나눈 우발적 대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을 상대로 했던 이야기가 전혀 아니었고 그런 취지도 아니었다"며 "전체 내용은 굉장히 길었는데 그렇게 발췌·왜곡해 정 씨를 국민들에게 가장 나쁜 마녀로 만들고 말았다"고 말했다.또한 안 의원과 관련해서는 "정 씨 가족이 300조원을 해외에 숨겨놨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뜨렸다"면서 "인제 와서 '말도 꺼낸 적 없다'며 발뺌하고 있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진우 전 기자와 김어준 씨도 방송을 통해 온갖 이야기를 해왔다"며 "특히 주 전 기자는 정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암시를 수도 없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제 인생이 망가지게 된 것은 국회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유포와 최소한의 확인 없이 받아적은 언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달 26일 유튜브 채널 ‘성제준TV’에 출연해 "조 전 장관 딸은 편들어주는 사람도 있고,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부모도 있다"며 "저는 가족 전체가 난도질 쳐져서 어머니도 그 안에 계시고 아버지도 멀리 계신다. 저는 애 붙잡고 6년간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이어 "압수수색 나왔을 때 저는 임신 30주가 넘은 만삭이었다. 출산일이 언제냐 물어보기에 수술로 아기를 낳을 (예정이라) 정확한 출산일이 있어서 말했더니 다음날 병실로 압수수색을 나왔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조민 씨에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만히 있겠느냐. 저는 수술해서 가운 하나 입고 있는데 ‘아기만 신생아실 보내자’고 했다. 이게 6년 동안 민주당 당원들이 묵과한 인권이고, 6년 동안 제가 살아온 삶"이라고 토로했다.정 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가 활발하던 2017년 덴마크로 도피했다 먼저 귀국했고 첫째 아기는 보모의 품에 안겨 뒤늦게 한국으로 입국했다. 당시 공항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