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전날 우크라 방문한 질 바이든·트뤼도 "전쟁 멈춰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독일 나치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을 하루 앞두고 서방의 고위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들러 연대의 뜻을 전했다.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동유럽을 순방 중인 바이든 여사는 8일(현지시간) '어머니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다.바이든 여사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의 임시 거주 시설로 활용된 한 학교에서 젤렌스키 여사와 대면, 공개 및 비공개 형식의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여사는 "이 잔혹한 전쟁이 중단돼야 하며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젤렌스키 여사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인사했다.

AP 통신은 "남편이 하고 싶어 했던 개인 외교를 수행한 것"이라고 보도했다.트뤼도 총리도 이날 부총리·외무장관 등 내각 핵심 인사들과 함께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소도시 이르핀을 방문했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의 텔레그램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파괴된 군사시설은 물론 민간 거주지역도 둘러봤다.

이르핀은 전쟁 초기 격전지로 꼽히는 곳으로 한동안 러시아군이 점령한 바 있다. 러시아군 퇴각 이후 민간인 집단 학살 등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AFP 통신은 트뤼도 총리가 키이우로 이동해 현지 캐나다 대사관에 국기를 직접 게양했다고 전했다. 이는 대사관이 다시 복귀했음을 알리는 조처다.

트뤼도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러시아인 40명, 5개 단체, 올리가르히(러시아의 신흥 재벌), 국방 분야 관련자 등 러시아 전쟁에 연루된 이들에게 신규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위해 "더 많은 군사 원조, 드론 카메라, 위성 사진, 소형 무기, 탄약, 지뢰 제거 작전을 위한 재정 지원을 공표한다"고 말했다.배르벨 바스 독일 연방하원 의장도 이날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