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현금에 사상 최대 실적"…하락장서 빛난 이 종목
입력
수정
골프존, 1분기 영업익 507억원 '최대 실적'골프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에서 벗어나 실적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를 늘리면서도 인수·합병(M&A) 추진과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자금과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 수백억원…M&A 실탄으로 활용
실적주로 자리매김…주주가치까지 올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골프존은 올해 들어 6% 넘게 급등해 1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변수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1.1%, 14.4% 내린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다.시장 안팎에서는 골프존의 주가 상승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보유 현금을 가지고 최근 몇달새 M&A 뿐 아니라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배당도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골프존의 현금성 자산은 연결 기준 689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2019년 말 기준 159억원 대비 331%가량 상승한 수치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거둬들인 이익까지 합산할 시 현금성자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존은 올해 1분기 매출 1539억원, 영업이익 5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8%, 78.3% 증가한 수치로, 골프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현재 골프존은 지난해 쌓아둔 현금성 자산 등을 바탕으로 활발한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법인(GOLFZON America Inc.) 유상증자를 통해 202억원 투입했다. 이는 미주시장의 공략하기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최근에는 M&A를 통한 성장도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골프장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업체인 씨엠인포텍을 인수해 사명을 '골프존씨엠'으로 변경했다. 골프존은 곳간에 쌓아둔 현금으로 씨엠인포텍 지분 96%를, 총 149억원에 사들였다.
골프존 이번 인수로 골프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씨엠인포텍은 1999년 설립된 곳으로 골프장·레져 관련 ERP 시스템 개발에 집중해왔다. 골프존은 향후 스마트 주차관제·키오스크·오더·캐디 등의 시스템을 하나로 모아 운영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주가치 제고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주당 3500원의 배당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의안을 통과시켰다. 배당으로 총 220억원 가량을 썻다. 2020년 사업연도에는 주당 2500원의 배당을 진행한 바 있다. 1년새 총 배당액은 40%가량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골프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주로 교외에 위치한 실외 골프장과 달리 시내에 있는 스크린 골프장은 접근성이 좋아 코로나19 속에서도 인당 이용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 위안과 여가를 즐기고 싶은 중산층과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급증한 것도 실적과 주가에는 호재다.증권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목표가 20만원을 제시한 SK증권은 골프존에 대해 골프 인구 증가로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했다고 봤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스크린 골프 라운드 수는 수도권 영업제한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며 "골프존 통합회원 누적수는 올해 1분기 390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세대를 포함한 골프 인구 증가로 각종 골프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스크린골프 라운드 수 증가에 따른 가맹점 매출 호조, 신규가맹점 증가, 골프존 시스템 매출 증가, 라운드 수 증가의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들어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골프존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이들은 각각 26만원, 23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대폭 증가한 가맹점 영향으로 높은 이익률의 라운드 수수료 매출 고성장이 기대된다"면서 "스크린골프의 경우 해외 관광의 대체관계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리오프닝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