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넘어선 美 간호사들…보험 수가도 함께 오를까

코로나19로 인한 구인난으로
美 간호사 평균 임금 1억1000만원까지 올라
대형 병원들 "인건비 부담 커 수가 올려야"
코로나19 이후 미국 간호사들의 연봉이 1억원 이상으로 오르자 건강보험사에 의료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대형 병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병원 체인인 HCA 헬스케어와 유니버설 헬스 서비스 등은 간호사 임금 상승에 따라 의료보험 수가도 올라야 한다는 입장을 건강보험사들에 전달했다. 의료수가가 오르면 고용주와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의료보험료가 오르게 된다.새뮤엘 헤이즌 HCA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인건비가 예상보다 많은 5억달러(약 6372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내년 의료보험 수가 인상을 보험사와 가입자를 고용하고 있는 회사에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인상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이 7.5%에서 최대 15%까지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 관련 비영리 단체인 앨타럼에 따르면 미국의 의료 수가 인상률은 매년 평균 3%다.

이들이 수가 인상을 요구한 이유는 코로나19와 구인난으로 병원 간호사들의 연봉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보건 컨설팅업체인 프리미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평균 7만9172달러(약 1억90만원)였던 간호사들의 임금은 지난 3월 8만6674달러까지 올랐다. 9개월 동안 9.5%가 오른 셈이다. 미국 간호사 임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조기 은퇴 증가와 활발한 이직 등으로 인한 구인난 속에 치솟고 있다 .보험사와 고용주들은 병원들이 이미 비싼 진료비를 받고 있어 의료수가 인상 없이도 간호사 인건비 상승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플로리다주 고용주 단체인 FAHV의 캐런 밴 코릴 CEO는 "수년간 오른 건강 보험료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줄 수 없었다"고 했다. 미국의 민간·공공 보험사 40개가 소속돼 있는 보건 구매자사업단의 엘리자베스 미첼 대표는 "병원들이 65세 이상 노인이 대상인 공공 건강보험 메디케어보다 5배 이상 비싼 보험수가를 적용받고 있다"며 "이는 정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