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들, '이재명 출마'에 손익계산 촉각

박남춘 "시너지 효과"…유정복 "시민 자존심 상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발표하자 인천시장 후보들은 이 고문의 출마가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9일 연합뉴스와 서면 문답에서 "우리는 지난 4년간 인천시장과 경기지사로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며 "시장과 국회의원으로 다시 만난다면 당당한 인천의 더 큰 미래를 함께 그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인천을 지키는 것이 수도권 사수의 첫걸음"이라며 "인천시민을 정복하겠다는 오만한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승리를 위해 이 고문과 함께 분골쇄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도 "이 고문의 출마가 인천 전체 선거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장·구청장 후보와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연대해서 승기를 어떻게 잡아갈 것인지에 포커스를 맞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이 고문의 출마가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려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측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이 고문이 자기 터전인 성남을 버리고 도망쳐 온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최소한 도리와 원칙을 상실하고 인천으로 도망 와 정치를 해보겠다는 것에 인천시민은 곱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의 출마로 선거가 불리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정치를 내쫓겠다는 정서가 더욱 강해지는 쪽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정의당 이정미 후보 역시 이 후보의 출마가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후보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이재명 고문이 계양을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지만 인천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지방선거에서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층이 볼 때는 이 고문이 계양에 오는 명분이 너무 약한 게 아니냐, 크게 봐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민주당의 실익을 위해서 올인하는 듯한 모습을 좋게 보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저는 지난 수년간 국민들이 바랬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의 영역을 개척하라는 주문에 답하기 위해 출마했기 때문에, 이 고문의 출마에 상관없이 저의 역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고문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며 계양 지역구에서 첫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9일에는 계산역 인근에서 지역순회 인사를 하며 국회 입성을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고문에 맞설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로 최대한 지역 밀착형 인사를 공천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르면 10일 중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